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총회장 이욥 목사)가 또다시 불법 선거 후폭풍에 휘말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말 임시총회에서 치러진 총회장 선거를 두고 선거 전반을 총괄한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정한 선거를 치르지 못했다”고 공식발표하고 나선 것이다. 향후 당사자들의 대응 수위에 따라 또다시 교단 운영이 파행될 수도 있다. 앞서 기침 총회는 1년 넘게 리더십 부재를 겪었다.
1일 기침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위원장 김의철 목사)에 따르면 선관위는 30일 ‘제114차 임시총회에 대한 선관위 결의 보고 및 선언문’을 총대들에게 발표했다. 선관위는 선언문에서 “114차 임시총회 선거 업무는 불법에 따른 업무 방해로 인해 공정하지 못했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선거 당일이었던 지난 25일 총대인 박성민 목사가 (총회장 후보) 이욥 목사의 경쟁 후보인 조성완 목사에 대한 비윤리적 내용을 주장한 데 대해 목회자들과 공모한 거짓과 허위라고 보고 “선거 업무 방해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선관위는 박 목사와 이욥 목사 등에 공모한 것으로 보이는 관련자들에 대해 업무방해죄로 고소할 의사도 내비쳤다.
그러면서 “80대 의장단 및 임원회에서 선관위 또는 선관위 업무에 관한 권한에 대해 정치·이념적으로 억압·탄압해 소환하거나 직무를 정지할 경우 전국 대의원들에게 보고하고 민·형사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기침은 지난 1월과 5월 제113차 정기총회 총회장 선거 파행으로 재판부로부터 현직 총회장과 부총회장이 직무 정지를 받았다. 지난 9월 총회장 임원 선거가 무산된 기침은 지난 25일 열린 임시총회 직전 갈등 당사자인 이욥(대전 은포교회) 이종성(안산 상록수교회) 목사 간의 극적 화해로 파행이 매듭되면서 총회장과 부총회장의 직무가 복권됐다.
그러나 임시총회 직후 당선인인 이욥 목사가 상대 후보로 나선 조성완 목사와 관련된 비윤리적 내용을 퍼뜨리게 해 네거티브 선거를 이끌었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진 것이다.
현재 기침 내에서는 이욥 목사의 총회장 당선을 무효로 해야 한다는 의견과 지난 회기처럼 교단 파행을 반복할 수 없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총회장 선거로 인한 파행이 2년 연속 이어지는 데에는 침신대 이사 파송 건과 관련해 여러 이권이 맞물려 있기에 교단 내 진영 갈등이 어느 때보다 심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