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구독, 이제는 대세… 삼성 ‘AI 구독클럽’ 본격 참전

입력 2024-12-02 02:21
1일 삼성스토어 서초점 직원이 고객들에게 ‘인공지능(AI) 구독클럽’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가전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다. 월 구독료를 내고 가전을 사용하는 구독 서비스는 과거 렌탈에서 무상 수리, 제품 관리 등을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진화했다. LG전자가 선점한 구독 서비스 시장에 삼성전자가 뛰어들면서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TV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을 대상으로 하는 ‘인공지능(AI) 구독클럽’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 구독 가전 중 90% 이상은 AI 제품으로 구성해 고가 가전에 대한 가격 부담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구독 요금제는 두 가지로 구성된다. 올인원 요금제는 제품 구매와 무상 수리 서비스, 방문 케어·셀프 케어 등 케어 서비스를 선택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 스마트 요금제는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만 선택 가능한 것이 특징으로 무상 수리 서비스와 케어 서비스를 각각 고를 수 있다. 이미 삼성전자 가전이 있는 소비자도 제품 종합 점검, 소모품 교체, 내·외부 청소 등을 제공하는 케어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세탁기와 건조기를 통합한 ‘비스포크 AI 콤보’ 제품을 올인원 요금제로 가입하면 5년간 월 9만6380원을 내고 사용하면 된다. 비슷한 성능의 LG전자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 제품을 5년 동안 9만6900원에 사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와 유사하다. 양 사의 구독 상품 가격대는 비슷하게 책정됐다. 각각 제휴카드를 통한 할인 금액도 거의 동일하다. 다만 삼성전자는 요금제를 두 가지로 구분해 무상 수리와 방문 케어 서비스를 각각 선택할 수 있고, 서비스 기간도 3년 또는 5년으로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가전 부문(영상디스플레이·생활가전 등) 실적은 점진적인 개선세를 보였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조5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3100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프리미엄급 AI 가전 판매가 실적을 끌어올린 만큼 구독 서비스를 추가해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가전 구독 서비스는 고물가 시대 가전 구매 초기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를 특정 브랜드에 묶어놓을 수 있어 가전 업체 매출 공신으로 꼽힌다. 김용훈 삼성전자 한국총괄 상무는 “앞으로 더 많은 소비자가 ‘AI 라이프’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독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전 구독은 이미 LG전자가 성공적 모델로 정착시켰다. 2022년 구독 사업을 시작한 LG전자는 올해 9월까지 구독 사업 누적 매출 1조2386억원(케어 서비스 매출 제외)을 기록해 지난해 전체 매출 9628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전체 가전 매출 중 구독 비중은 지난해 약 15%에서 올해 2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국내 구독 서비스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등에도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