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관세’ 엄포에 트럼프 자택 달려간 트뤼도

입력 2024-12-02 01: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에 25% 관세 부과 엄포 이후 자신을 찾아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불법 이민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면담 직후 트럼프 당선인은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지만 관세 부과 여부는 다시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지난 3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트뤼도 총리와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가졌다”며 “불법 이민의 결과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펜타닐 및 마약 위기, 미국 노동자들을 위태롭게 하지 않는 공정무역 거래, 미국의 대캐나다 무역 적자 등 양국이 함께 해결해야 할 많은 중요한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뤼도 총리는 이 끔찍한 참상을 종식하기 위해 우리와 함께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우리는 에너지, 무역, 북극과 같은 다른 많은 중요한 주제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는 회동 뒤 25% 관세 부과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트뤼도 총리가 직접 찾아와 이민 문제 등에 대한 ‘노력’을 약속한 만큼 일단 다시 압박하는 모양새는 피한 것으로 보인다.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가 관세 부과를 언급한 지 나흘 만인 지난 29일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의 마러라고 저택을 찾았다. 트뤼도는 엑스에 트럼프와 함께한 만찬 모습을 올리며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일을 고대한다”고 적었다(사진). 주요 7개국(G7) 정상 중 대선 이후 트럼프와 직접 회동한 정상은 트뤼도가 처음이다. 트뤼도 역시 기자들에게 “훌륭한 대화였다”고 말했지만 관세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30일 별도의 게시물에서 다른 국가를 향해 관세 엄포를 이어갔다. 그는 브릭스(BRICS) 국가들이 달러 외 기축 통화를 모색하는 것에 대해 “이들 국가는 새로운 브릭스 통화를 만들거나 미 달러를 대체할 다른 통화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100% 관세에 직면하고 훌륭한 미국 경제와 작별을 고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비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는 달러화 비중을 낮추는 동시에 브릭스 국가 간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