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3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캐시 파텔이 차기 FBI 국장으로 일할 것”이라며 “캐시는 뛰어난 변호사이자 수사관이며 부패를 들춰내고 정의를 지키고 미국인을 보호하는 데 경력을 쌓아온 미국 우선주의 전사”라고 소개했다.
인도계 미국인인 파텔은 플로리다에서 국선 변호사로 10년 가까이 활동했다. 트럼프 집권 1기 때 백악관 대테러 고문 등 안보 분야 요직을 역임한 파텔은 1기 행정부 막판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업무 이양을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깡패 정부’라는 책을 내고 트럼프를 조사한 FBI와 법무부 고위층을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한 과격 충성파인 그는 공직에 복귀할 경우 언론인과 공직자들을 조사하고 기소할 수 있다고 단언해 왔다.
트럼프는 1기 때도 파텔을 FBI 부국장에 임명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당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안 된다(over my dead body)”고 반대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들은 파텔이 2기 행정부 법무장관에 지명됐다가 낙마한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만큼이나 논란을 일으킬 인물로 보고 있다. FBI 국장은 상원 인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사청문회도 진통이 예상된다. 크리스토퍼 레이 현 FBI 국장은 임기가 2027년 종료되지만 트럼프는 레이 국장을 바로 경질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파텔이 FBI 국장이 될 경우 트럼프의 ‘정치 보복’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날 별도 성명에서 “뉴저지 출신 찰스 쿠슈너를 주프랑스 대사 후보로 지명하게 돼 기쁘다”며 “그는 훌륭한 업계 리더이자 자선사업가 겸 협상가로 우리나라와 그 이익의 강력한 옹호자”라고 밝혔다. 쿠슈너는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부친이다. 대통령 친인척을 주요 공직에 앉힌다는 점뿐 아니라 찰스 쿠슈너가 과거 탈세와 증인조작 등 혐의로 실형을 산 적이 있고, 2020년 그를 사면한 것도 트럼프였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