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국장에 과격 충성파… 주프랑스 대사엔 사돈

입력 2024-12-02 01:0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연방수사국(FBI) 새 국장에 과격 충성파 캐시 파텔(44)을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프랑스 대사에는 자신의 사돈인 부동산 개발업자 찰스 쿠슈너(70)를 지명했다.

캐시 파텔. AFP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3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캐시 파텔이 차기 FBI 국장으로 일할 것”이라며 “캐시는 뛰어난 변호사이자 수사관이며 부패를 들춰내고 정의를 지키고 미국인을 보호하는 데 경력을 쌓아온 미국 우선주의 전사”라고 소개했다.

인도계 미국인인 파텔은 플로리다에서 국선 변호사로 10년 가까이 활동했다. 트럼프 집권 1기 때 백악관 대테러 고문 등 안보 분야 요직을 역임한 파텔은 1기 행정부 막판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업무 이양을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깡패 정부’라는 책을 내고 트럼프를 조사한 FBI와 법무부 고위층을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한 과격 충성파인 그는 공직에 복귀할 경우 언론인과 공직자들을 조사하고 기소할 수 있다고 단언해 왔다.

트럼프는 1기 때도 파텔을 FBI 부국장에 임명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당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안 된다(over my dead body)”고 반대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들은 파텔이 2기 행정부 법무장관에 지명됐다가 낙마한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만큼이나 논란을 일으킬 인물로 보고 있다. FBI 국장은 상원 인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사청문회도 진통이 예상된다. 크리스토퍼 레이 현 FBI 국장은 임기가 2027년 종료되지만 트럼프는 레이 국장을 바로 경질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파텔이 FBI 국장이 될 경우 트럼프의 ‘정치 보복’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찰스 쿠슈너. AP연합뉴스

트럼프는 이날 별도 성명에서 “뉴저지 출신 찰스 쿠슈너를 주프랑스 대사 후보로 지명하게 돼 기쁘다”며 “그는 훌륭한 업계 리더이자 자선사업가 겸 협상가로 우리나라와 그 이익의 강력한 옹호자”라고 밝혔다. 쿠슈너는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부친이다. 대통령 친인척을 주요 공직에 앉힌다는 점뿐 아니라 찰스 쿠슈너가 과거 탈세와 증인조작 등 혐의로 실형을 산 적이 있고, 2020년 그를 사면한 것도 트럼프였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