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과정서 수소 쓰고, 재생에너지로 공장 돌린다

입력 2024-12-02 02:12

국내 기업들은 제품 생산 공정의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주력 사업 분야인 철강에서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철강은 화석연료인 석탄을 태워서 나오는 열과 가스로 철광석을 녹여서 만들어진다. 하이렉스는 석탄 대신 수소를 100% 사용해 가루 상태인 철광석을 직접 환원(산소를 분리)해 직접환원철(DRI)을 생산하고, 이를 전기로에서 녹여 쇳물을 제조하는 공법이다.

포스코는 2003년부터 수소 25%, 일산화탄소 75%를 사용하는 파이넥스(FINEX) 공법으로 연산 350만t의 쇳물을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환원제철 공법인 하이렉스 공정도 2030년까지 상용 기술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포항·광양제철소 내 고로 설비도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해 2050년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LG그룹도 전사적으로 2050년까지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 달성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온실가스 감축에 팔을 걷어붙였다. LG는 지난달 15일 ‘LG 넷제로 특별 보고서’를 발간하고 LG디스플레이·화학 등 7개 주요 계열사에서 지난해에만 약 425만t의 탄소를 감축했다고 밝혔다. 축구장 10만6000개 면적의 산림을 조성한 것과 같은 효과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불소가스를 스크러버(유해가스 제거 장치)를 통해 최소화하거나 다른 가스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약 73만t의 공정가스를 감축했다. LG화학은 여수 공장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여 2만t의 탄소를 감축했다. LG는 이 외에도 LG전자 등 각 계열사의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해 약 320만t의 탄소 감축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LG는 2018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2030년 34%, 2040년 52%까지 감축한 뒤, 2050년 순배출량을 100% 감축하는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탄소 감축’ 투자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800억원 규모의 ‘탄소중립전환 선도프로젝트 융자지원 사업’ 기업을 모집했다. 1·2차 공모에서 21개 프로젝트에 총 2513억원의 융자지원을 확정하고 3차 모집에 나섰다. 산업부는 오는 10일 지원 기업 선정을 완료하고 프로젝트당 최대 500억원까지 10년간 1%대 저리 융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