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은 체중의 2%만 차지하지만 몸 전체를 떠받치는 기특한 신체 부위다. 인체 과학자들은 인간의 발을 ‘인체 공학의 최첨단’이라고 부른다. 인간이 어떤 동물보다 정교한 발을 가져서다.
26개의 뼈와 33개의 관절, 100개 이상의 근육과 인대 힘줄로 이뤄진 발은 걷기 달리기 점프 같은 다양한 활동을 만들어낸다. 발의 아치 구조는 충격을 흡수하고 체중을 효과적으로 분산하는 역할을 한다. 매우 민감하고 섬세한 신경 말단이 있어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발의 정교함은 땅에서 이동하는 기능을 넘어 인간이 다양한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젊은 노인’으로 살길 꿈꾸는 이들에게 발 관리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발, 특히 발바닥은 인체 관절과 전반적인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데 기초가 된다. 인체의 체중은 발바닥으로 지면에 전달되며 이는 발목 무릎 고관절 척추로 연결된다. 발바닥에 구조적 문제가 발생하면 체중의 전달 경로에 변화가 생긴다. 이는 곧 상부 관절에 불균형한 부담을 줘 통증과 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발바닥이 아프면 서 있거나 걷는 것이 불편해져 신체 활동이 줄어들고 근육 약화와 관절 경직을 초래할 수 있다.
발바닥은 세 가지 주요 아치로 구성된다. 내측 종아치와 외측 종아치, 횡아치다. 이 아치 구조는 충격을 흡수하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며 걷거나 뛸 때 추진력을 제공하는 역할이다. 이런 아치가 무너지거나 변형되면 발바닥이 정상적으로 체중을 분산시키지 못해 과부하가 걸리는 부위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족저근막염이나 무지외반증(엄지발가락이 변형되는 질환), 발바닥에 생기는 굳은살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발바닥 지방 패드는 얇아지고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감소하면서 발바닥의 쿠션 기능이 약해진다. 이로 인해 충격 흡수 능력이 떨어지면서 무릎과 고관절,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이 증가한다. 발바닥의 작은 변화가 연쇄적으로 관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발바닥 이상 증세로는 대표적으로 무지외반증을 들 수 있다. 집안 내력 영향도 있지만 발의 사용 방법에 따라 발병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 무지외반증이 있는 발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치가 무너지고 평발이 된다. 이 경우 체중 40%를 담당해야 하는 엄지발가락이 10%도 감당하지 못해 두세 번째 발가락에 심한 하중을 준다. 발바닥 아치가 무너져 평발이 되면 다리 축이 틀어지면서 무릎 내측에 더 많은 부담이 가해진다. 고관절과 척추에도 비정상적 하중이 가해진다. 이는 추후 무릎관절염과 고관절 통증, 허리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발바닥 문제는 걷는 자세와 패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발바닥 불균형은 걸음걸이를 비정상적으로 만들어 전신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는 결과를 낳는다. 족저근막염이 있으면 발을 디딜 때마다 통증을 피하고자 걸음걸이를 바꾸게 되는데 이는 무릎과 고관절, 척추에 비정상적인 하중을 가한다.
건강한 발바닥을 유지하는 방법이 있을까. 첫째, 발바닥 아치를 지지해주는 맞춤형 깔창을 사용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평발이나 아치가 무너진 사람들에게는 발바닥 아치를 유지하고 충격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둘째로 적절한 신발 선택이 중요하다. 쿠션이 좋고 발바닥을 지지하는 신발은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여준다. 신발이 너무 꽉 끼거나 헐렁하면 발바닥 피로도가 증가하는데 이는 또 다른 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발바닥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발가락을 이용해 수건을 잡는 운동이나 발바닥을 마사지하는 동작은 발바닥 근육을 강화하고 유연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이가 들수록 발바닥 근육이 약해지기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근력 운동과 스트레칭은 필수적이다.
성경은 복음을 전하는 자의 발이 아름답다고 한다. 발은 건강의 핵심이자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는 기초이다. 건강한 발로 각자 주어진 삶을 걸어가는 노년의 삶은 아름답다.
선한목자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