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탄도미사일을 더 높은 고도에서 막아낼 수 있는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Long-range Surface-to-Air Missile)가 개발됐다. L-SAM은 기존 방어용 무기들과 함께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한 축을 맡을 전망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9일 정부대전청사 과학관에서 L-SAM 개발 완료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축전을 보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획기적 진전”이라며 “우리 영공을 확고히 지켜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L-SAM은 ‘탄도미사일 종말 단계 상층 방어체계’다. 고도 40㎞ 이상에서 떨어지는 탄도미사일과 적 항공기의 위협 등을 제거할 수 있는 대공 능력을 갖췄다.
군은 2015년부터 1조2000억여원을 투입해 10여년 만에 L-SAM 개발을 완료했다.
통상 탄도미사일은 발사 후 상승, 중간, 종말의 3가지 비행단계를 거친다. L-SAM은 이 가운데 종말 단계를 방어한다. 종말 단계는 고도 40㎞를 기준으로 상·하층이 구분되는데 L-SAM은 40~70㎞에 해당하는 상층을 방어하게 된다. 기존에 배치 중이던 국산 천궁-Ⅱ(M-SAM-Ⅱ)과 미국산 패트리엇(PAC-3)은 하층을 방어하고 있다. 상층에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가 배치돼 있었는데, L-SAM이 더해지면서 방어망이 더 탄탄해진다.
고고도 요격 기술은 미국, 이스라엘 등 소수의 군사 선진국에서만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독자기술로 개발했다는 점이 이번 사업의 가장 큰 의의”라고 강조했다. 특히 L-SAM은 운동에너지를 활용해 적의 미사일을 직접 타격하는 ‘직격 요격 방식’을 채택했다. 정확도와 파괴력이 뛰어난 만큼 어려운 기술이다. 군은 위치 자세 제어장치, 적외선 영상탐색기, 전방 덮개 등의 국내 기술을 활용해 L-SAM을 구성했다.
군은 내년부터 L-SAM을 양산하고, 2020년대 중후반쯤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했던 천궁처럼 수출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