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 로봇을 처음으로 공식 출시한다. 산업용 착용(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를 처음 공개하면서 미래 경쟁의 시동을 걸었다. 엑스블 숄더는 배터리나 모터가 없이도 근력 보상 모듈을 통해 사람의 근골격계 부담을 낮춰주고 움직임을 보조해준다. 현대차그룹은 해외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28일 현대차·기아는 전날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웨어러블 로봇인 ‘엑스블 숄더’를 발표했다. 엑스블(X-ble)은 무한한 잠재력을 의미하는 ‘X’와 무엇이든 현실화 할 수 있다는 의미인 ‘able’을 합쳐 만든 이름이다. 잠재력을 가진 로봇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엑스블 숄더는 ‘윗보기 작업’에 특화돼 있다. 산업 현장에서 팔을 들어 올리는 이 작업은 근골격계에 부담이 된다. 이 로봇을 착용하면 사용자의 상완(어깨·팔꿈치) 근력을 보조해 어깨 관절 부하와 전 측방 삼각근 활성도를 최대 60%와 30%를 각각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현장에서 엑스블 숄더를 두르고 5㎏ 아령을 머리 위로 수십번 들어보니 별다른 힘이 들지 않았다. 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실감됐다.
착용하기에 간편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조끼 형태로 입으면 되고, 한쪽 팔로도 사용할 수 있다. 양어깨에 달린 로봇에는 ‘근력 보상 모듈’이 들어간다. 이 모듈은 크랭크, 멀티링크, 프레임, 인장 스프링 등으로 구성돼 무동력인 것이 특징이다. 조끼에 탈부착할 수 있어 다양한 작업 환경에 맞게 최적화 할 수 있다. 엑스블 숄더는 약 1.9㎏(본체 1.4㎏, 착용부 조끼 0.5㎏)이며 착용자의 신체 조건에 따라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다. 본체 길이는 406㎜부터 446㎜까지 조정할 수 있다.
엑스블 숄더는 사용자의 안전과 사용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제작됐다. 고성능 차량에 쓰이는 ‘탄소 복합 소재’와 ‘내마모성 소재’가 적용돼 알루미늄 소재 대비 3.3배의 강성을 확보하면서도 중량은 40% 낮췄다. 로보틱스랩은 자동차 내구성 평가 기준을 접목해 3개월 단위로 60만회 이상의 가속 내구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부터 공식 판매를 시작한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은 국내 건설·조선·항공·농업 등 다양한 분야의 다른 기업까지 착용 로봇의 판매처를 넓힐 계획이다. 2026년에는 유럽, 북미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