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98㎝ 伊안무가 키아라 베르사니 첫 내한

입력 2024-11-29 03:42

“예술가로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신해서 보여주는 것이 제 의무라고 생각해요.”

이탈리아의 안무가, 연출가, 퍼포머 그리고 작가인 키아라 베르사니(사진)는 28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느끼는 ‘정치적 책임감’을 이야기했다. 이번이 첫 내한인 그는 모두예술극장에서 오는 29~30일 ‘젠틀 유니콘’, 12월 4일 ‘덤불’, 12월 6~7일 ‘애니멀’ 등 세 편을 선보인다.

베르사니는 선천성 골형성부전증을 가진 장애인이다. 98㎝의 신장을 가진 그는 평소엔 휠체어를 타고 다니지만, 무대에선 자신의 몸을 활용해 행위예술을 펼친다. 19살 때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던 베르사니는 연극 워크숍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공연예술 아티스트가 됐다. 그는 “내 몸이 마룻바닥에서 휠체어 없이도 잘 견디는 것에 자유를 느꼈다. 특히 행위예술이 세상과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깨닫고 사랑에 빠졌다”고 웃었다.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의 프로그램을 통해 저명한 안무가 제롬 벨, 영화감독 로드리고 가르시아의 작업에 참여하며 그는 본격적으로 예술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2019년 이탈리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우부(UBU) 연극 시상식에서 ‘35세 이하 최우수 퍼포머’로 선정됐다.

장지영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