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참 반가운 성도여’ 122장(통122)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마태복음 1장 1절
말씀 : 12월은 만유를 구원하시기 위해 성자 하나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신 일을 기뻐하며 축하하는 달입니다. 그 역사적 사건의 중요성 때문에 세상 달력도 그때를 기점으로 연월일을 규정하고 있지요. 그래서 이번 달은 네 복음서의 성탄 기사를 중심으로 그리스도의 성육신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깊이 성찰해보려 합니다. 주로 복음서를 중심으로 묵상하게 되겠지만 연관된 다른 책의 본문을 선택하기도 할 것입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성탄절 묵상의 한 달이 되기 바랍니다.
먼저 마태복음의 성탄 기사를 며칠간 꼼꼼히 살펴봅시다. 마태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혈통적 계보로부터 시작됩니다.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이란 표현은 주님이 유대인 신분으로 세상에 오셨음을 가리킵니다. 유대인 독자를 대상으로 기록한 마태가 첫머리에 혈통적 유대인이란 공통점을 언급한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우리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소개할 때 학연이나 혈연, 지연 등 서로를 엮을 만한 자연스러운 연결고리를 찾아내곤 하지요. 그 외에도 마태는 유대인과 그 문화를 배려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줍니다. 가령 ‘하나님 나라(神國)’ 대신 사용한 ‘하늘 나라(天國)’라는 표현은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언급하지 않으려는 유대 문화에 대한 그의 배려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주님의 혈통이 유대인이라는 표층적 계보보다 더 중요한 의미는 오늘 말씀 제목처럼 ‘만민을 위해 유대인으로 세상에 오신 메시아’라는 심층적 메시지입니다. 세상 종교가 이해하는 메시아는 그가 속한 혈통(씨족이나 종족, 민족 등)의 행복과 구원을 위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마태가 소개하는 그리스도는 ‘육적 이스라엘’이 아닌 만민, 즉 ‘영적 이스라엘’의 구원을 위해 오신 메시아입니다. ‘아브라함의 자손’이란 말은 표면적으로 유대인 혈통을 가리키지만, 이면적으로는 천하 만민을 축복하는 통로로 아브라함을 부르신 선교적 언약(창 12:1~3)과 연결됩니다. 마태복음은 유대문화를 배려하며 기록한 보편적 복음서인 셈입니다.
신구약 성경 전체는 만유를 회복하시려는 하나님의 해법인 그리스도를 일관되게 가리키는데,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란 바로 그런 뜻입니다. 뒤에 나오는 ‘주께서 선지자로 하신 말씀을 이루려 하심’(22절)이란 말이 마태의 그런 의도를 뒷받침하는데, 초대교회가 마태복음을 신약성경 맨 앞에 배치한 이유도 아마 구약과 신약의 연결고리 역할 때문일 것입니다.
유대인으로 세상에 오신 그분이 만민의 구원자이시기에 우리 한민족도 하늘의 복을 누릴 뿐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 그 복을 흘려보내는 선교적 특권에 동참하게 된 것입니다. 그 놀라운 특권을 묵상하고 감사하며 누리는 올해 12월과 남은 생애가 되기 빕니다.
기도 : 만민을 구원하기 위해 인간이 되셔서 우리 곁에 다가오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그 복을 누릴 뿐 아니라 이웃과 세상에 흘려보내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정민영 은퇴 선교사(전 국제위클리프 부대표)
약력=고려대 건축공학과, 합동신학원(M Div), 미시간주 칼빈신학교(Th M), 텍사스 대학 언어학 석사(M A) GBT성경번역선교회 대표 및 국제위클리프 부대표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