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급 경영진단실 신설… 전자 계열사 후속 인사 속속

입력 2024-11-29 02:21

삼성이 그룹 전반의 위기를 진단하고 체질 개선에 나서기 위한 조직을 신설했다. 전날 반도체 위기 극복을 위한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인사에 이은 후속 조치다. 과거 미래전략실 출신 인사들을 주요 보직에 배치하며 위기 속 경영 전략 수립에 고삐를 조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의 연구조직인 삼성글로벌리서치(전 삼성경제연구소)는 관계사 경영 진단과 컨설팅 기능을 수행하는 ‘경영진단실’을 사장급 조직으로 신설했다. 초대 실장으로는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을 임명한다고 28일 밝혔다. 경영진단실은 관계사의 요청에 따라 경영·조직·업무 과정 등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 도출을 지원하는 전문 컨설팅 조직으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삼성글로벌리서치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사의 사업경쟁력 제고와 경영 건전성 확보 임무를 수행하게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미래전략실 전략팀과 사업지원TF, 경영지원실장을 거친 삼성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그가 이끌 경영진단실은 그룹 내 관계사의 위기 극복을 지원하는 컨설팅을 책임지는 조직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과거 미래전략실 내 경영진단팀은 감사 역할을 했지만, 이번에 신설되는 경영진단실은 이전 조직과는 성격이 다르다. 사업지원TF가 아닌 별도의 조직이 꾸려진 만큼 독립적이고 객관적으로 관계사의 상황을 분석하고 정확한 진단을 내놓는 역할이라는 것이 삼성 측 설명이다.

또 다른 미래전략실 출신인 김용관 사업지원TF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며 신설된 DS 부문 경영전략담당에 올랐고, 사업지원TF 사장 자리에는 박학규 사장이 이동했다. 미래전략실 출신 인사들이 그룹 내 주요 보직으로 이동한 것은 반도체뿐 아니라 삼성그룹 전반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평가다.

삼성SDI 후임 대표에는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올랐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 미주총괄 부사장 등을 거친 이력으로 DS 부문장으로 갈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삼성SDI로 옮기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에는 이청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 LCD사업부와 삼성디스플레이를 거쳐 LCD, OLED 개발과 공정기술 등을 경험한 디스플레이 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2020년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실장에 이어 2022년 사업부장에 선임되며 중소형디스플레이 사업의 견고한 실적 창출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SDS는 이준희 삼성전자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이 사장은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장을 거쳐 네트워크사업부 개발팀장, 전략마케팅팀장 등을 지냈다. 그는 갤럭시 시리즈에서 보여준 기술 혁신과 세계 최초 5G 통신망 상용화 등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삼성SDS를 이끌 전망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유임됐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