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예배 속에서 찬양대의 찬양과 대표기도, 목사의 설교가 제각각인 까닭이 뭘까요. 바로 목사님의 설교 원고가 주일 새벽에 나오기 때문입니다.”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는 28일 서울 서대문구 감신대에서 열린 2024년 향림설교 콘퍼런스에서 설교 중심의 일관성 있는 예배의 비결로 설교 원고의 사전 작성을 제시했다. 이날 모여든 400여명의 목회자와 신학생들은 설교와 예배의 질을 높일 실질적인 방법들에 관심을 집중했다.
강의에서는 설교 준비와 전달, 예배 구성에 대한 실용적 조언이 쏟아졌다. 김 목사는 설교를 예배의 심장이라고 표현하며 “설교가 예배 전체의 흐름과 메시지를 결정짓는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관성 있는 메시지가 흐르는 예배 속에서 청중들도 더 깊은 예배를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를 위해 설교자는 기존의 관성을 깨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핵심은 설교 원고를 여유 있게 사전 작성하는 것이다. “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완성된 2025년 설교 원고를 다 가지고 있습니다.” 김 목사는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말했다. 그는 매년 연초에 설교 주제와 본문, 제목을 체계으로 정리한 뒤 이를 찬양팀과 성가대, 대표기도자 등과 공유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설교가 단순한 메시지 전달이 아니라 청중과 소통하고 그들을 설득하는 도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교자는 논리적 비약 없이 메시지를 구성해야 하며 중요한 메시지는 반복적으로 전해 설득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설교 원고를 예배팀과 평신도 지도자들과 공유하며 피드백을 받는 방식도 실천 가능하다고 추천했다.
콘퍼런스에서는 김 목사 외에도 최병락 강남중앙침례교회 목사와 박해정 감신대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섰다. 최 목사는 설교 준비의 세심함을 주제로 본문 중심의 메시지 구성을 강조했다. 그는 “설교 원고를 충분히 작성한 뒤 퇴고를 통해 메시지의 논리 구조를 점검하라”며 “제3자의 시선으로 자기 설교를 객관적으로 검토해보는 습관도 가지라”고 제안했다. 발음과 억양, 톤을 꼼꼼히 점검하라는 당부도 했다.
박 교수는 설교와 성례전의 조화를 주제로 강의하며 성례전을 단순한 의식으로 여기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성례전은 설교가 다루기 어려운 신학적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강력한 도구”라며 “성찬식과 설교를 연결해 예배자들이 그리스도의 희생과 구원을 더 생생히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또 “교회력에 따른 설교와 성례전의 조화가 신앙의 깊이를 더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향림설교 콘퍼런스는 목회자들에게 설교 준비와 전달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향림은 만나교회를 설립한 고 김우영 목사의 호다. 교회는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15회에 걸쳐 향림설교대회를 개최해왔다. 올해부터는 새로운 형식의 설교 콘퍼런스로 방향을 전환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