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쥔(사진)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부패 혐의로 사정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27일 미국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인민해방군 지도부를 겨냥한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둥 부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뜬구름 잡는다는 뜻의 ‘포풍착영’(捕風捉影·바람을 붙잡고 그림자를 쥔다)이란 네 글자로 답변을 대신하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둥 부장은 지난 21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제11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한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당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둥 부장을 만나려 했지만 중국 측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를 이유로 거부했다.
해군사령관 출신인 둥 부장은 리상푸 전 국방부장이 부패 혐의로 낙마한 뒤인 지난해 12월 임명됐다. 리 전 부장의 혐의는 인민해방군에서 전략미사일과 항공우주전력을 담당하는 로켓군의 비리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전 부장의 전임자 웨이펑허 전 국방부장도 퇴임 후인 올해 부패 혐의가 적발돼 당적 제명 처분을 받았다.
둥 부장에 대한 조사가 사실로 확인되면 중국 국방부장이 3명 연속 반부패 혐의 조사를 받는 셈이다. 이들은 모두 시진핑 국가주석의 신임이 두터웠다는 점에서 내부 충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중국 분석가였던 크리스토퍼 존슨은 “인민해방군에 부패하지 않은 곳이 있는지 시 주석도 의문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