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 같은 랜드마크 통해 서울 경쟁력 강화해야”

입력 2024-11-28 01:31
오세훈(오른쪽 두 번째)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4 서울디자인국제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디자인을 통해 생활 속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제공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같은 랜드마크 건축물을 통해 서울시가 도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해외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다. 사람들이 아름다운 방을 깨끗하게 사용하듯, 도심에 디자인적으로 우수한 건축물이 자리하고 있으면 시민들의 행동 양식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달라진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중구 DDP에서 개최된 ‘2024 서울디자인국제포럼(SDIF)’에서 “시민들이 디자인을 통해 생활 속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하겠다”며 “산업적으로도 (디자인을 통해) 큰 경쟁력을 만들어 대한민국이 한 번 더 퀀텀 점프를 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올해 다섯 번째로, 시가 지난해 발표한 ‘디자인 서울 2.0프로젝트’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디자인 도시 서울’ 발전을 위한 인사이트를 나누는 자리로 기획됐다.

오 시장은 포럼에서 피터 젝 레드닷 회장과 크레이그 카이너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 수석과 특별대담을 진행했다. DDP 건설의 주역인 오 시장은 “DDP를 만들기 위해 야구장, 축구장 허물며 겪었던 수많은 비판과 저항, 많은 장애 요소를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디자인의 중요성 이야기하던 분들이 많지 않은 형편이라 참으로 외롭고 고독한 투쟁이었다”고 회고했다.

오 시장은 이어 “올리브영 같은 곳에서 외국인 관광객 한 가족이 1000만원대 쇼핑을 한다”며 “서울시가 뷰티도시 브랜딩에 성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름답고 멋진 DDP 같은 건축물이 없는 도시에서 뷰티 산업 브랜딩이 가능했겠느냐”고 강조했다.

젝 회장은 “DDP 같은 랜드마크는 다양한 형태의 사고를 만들어내는 데에 중요하다”며 “아름다운 방을 만들면, (사람들은) 그 주변 환경에 맞춰서 행동하고, 깨끗하게 방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랜드마크가 시민의 행동 양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카이너 수석도 랜드마크가 정신적으로 시민들을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도시에서 (랜드마크 같은) 이례적 장소를 만드는 것은 정신적으로도 중요하다. 이런 프로젝트는 건설 당시에는 시대를 앞서 나가는 것이고, 관습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럼에서는 창의적 디자인이 가미된 편의 시설을 통해 시민들의 일상이 변화하고 있다는 발언도 나왔다. 오 시장은 러너(Runner)들을 위해 5호선 여의나루역에 마련된 편의 시설인 ‘러너 스테이션’을 소개하며 “이런 변화가 생활 속을 파고드는 도시는 아마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