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에 ‘사라진다’고 번역된 ‘파레르코마이’(지나가다)는 에르코마이(오다, 가다)라는 단어에 함께하거나 관계가 있음을 나타내는 전치사 파라(~옆에 가까이, 나란히)를 붙인 형태입니다. 우리말 신약성서에 없어지다(마 5:18, 이하 새번역) 날이 저물다(마 14:15) 끝나다(마 24:34)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마 26:39) 지나쳐 가다(막 6:48) 곁에 오다(눅 12:37) 명령을 어기다(눅 15:29) 등으로 번역됐습니다. 에르코마이에 에피(~위에, ~때에)를 붙이면 에페르코마이(임하다, 닥쳐오다), 에이스(~안으로, ~에게)를 붙이면 에이세르코마이(들어가다)입니다. 영어 성경은 파레르코마이를 패스 어웨이(pass away·사라지다, 돌아가시다)로 번역했습니다.
“예수님이 그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무화과나무와 다른 모든 나무들을 보세요. 어느새 나무들이 이파리를 내면, 그대들은 보고서 벌써 여름이 가까운 것을 스스로 알아차립니다. 마찬가지로 또한 그대들이야말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볼 때에, 하나님 나라가 가까운 줄 알아차리세요. 아멘 그대들에게 말합니다. 이 세대가 사라지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입니다, 모든 일이 일어나기까지는요. 하늘과 땅은 사라지겠지만, 나의 말이 사라지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입니다.’”(눅 21:29~33, 새한글성경)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지나가지 않았음을 우리가 이 대림절에 다시 고백합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