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창사 56년만에 첫 파업 ‘초읽기’

입력 2024-11-28 01:41
포스코노동조합 쟁의대책위 소식지. 포스코노동조합 제공

포스코노동조합이 파업출정식을 예고하면서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1968년 창립 이후 56년간 단 한 번의 파업도 없었다.

27일 포스코 대표 교섭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에 따르면 다음 달 2일과 3일 각각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파업출정식을 연다.

포스코 노사는 올해 11차례 임금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8.3% 인상과 격려금 3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회사 측은 기본급 8만원 인상, 일시금 6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조정회의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포스코노조는 지난 25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재적인원(7937명) 기준 72.25%(5733명)의 찬성으로 파업 등 쟁의권을 확보했다. 포스코노조는 “쟁의행위는 결코 가볍게 내릴 수 있는 선택이 아니지만, 지금 침묵한다면 국민기업(포스코)은 미래를 잃게 될 것”이라며 “포스코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파업출정식을 연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포스코그룹은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 설립 이후 철강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철강 산업의 미래를 위한 설비 투자나 인적자원 강화가 아닌 비철강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그 결과, 파이넥스 폭발과 화재 같은 안전 문제와 대규모 이직이라는 심각한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장치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설비와 기술력, 그리고 인재까지 붕괴하며 회사의 미래는 점점 더 불확실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스코노조 조합원 수는 지난해 말 1만2000여명에서 8000여명까지 줄었다. 노조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제철소에 걸맞는 직원 처우 개선과 소득 증대를 통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지역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노조는 지난해에도 쟁의행위를 가결했지만, 교섭 타결로 파업 위기를 넘겼다. 포스코 관계자는 “노조와 추가 교섭을 진행하기 위해 소통 중이며, 원만하게 교섭을 타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