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다양성을 지닌 신진 예술가들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된 이 상은 위에서 언급한 미술의 원래 모습을 다시 발견하게 해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해마다 많은 작가가 이 공모전에 출품하고 미술계에서는 누가 수상자가 되었는지를 살펴봅니다. 공모전을 통해 등단한 사람 중에는 작업 활동에 몰두하기 위해 작업실을 마련한 작가, 팬층을 형성해 활발히 전시 활동을 전개하는 작가, 국립현대미술관 등 중요 컬렉션에 작품이 소장된 작가도 생겼습니다. 놀라운 변화입니다.
이번 3회 수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1차와 2차에 걸친 심사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총 102명 지원자의 작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작품의 수준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그리고 1, 2회 국민일보 아르브뤼미술상 때에는 회화 작품만 출품되었었는데 이번에는 조각, 도자 등의 입체 작품과 미디어아트 작품까지 등장해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작가들의 표현 영역이 그만큼 다채로워졌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대상 수상자는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이백조 선생님’이라는 작품을 출품한 이진원 작가입니다. 이 작가는 주변의 인물들을 단순하고 경쾌한 형태와 색채로 그립니다. 대부분의 인물은 정면을 바라보고 있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습니다. 이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은 놀라운 색채감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백조 선생님 초상에는 선명하고 활기찬 색들이 거리낌 없이 사용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깁니다. 선생님의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포착한 이 작가는 선생님의 머리를 주황색으로, 얼굴은 분홍색을 머금은 노란색으로 채색했고 선생님이 입은 옷에는 분홍색, 보라색, 하늘색, 초록색을 마음껏 사용했습니다. 분홍색 상의에는 보라색과 초록색의 십자 모양 문양이 들어가 있어 그림을 더욱 경쾌하게 만들어줍니다. 이렇게 이 작가는 자신이 표현한 사람들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고 대화를 나눕니다.
최우수상 수상자는 커다란 선인장 집 속에 오순도순 모여 있는 부엉이 가족을 그린 강다연 작가입니다. 처음 이 그림을 보았을 때 심사위원들은 세밀화로 단련된 작가의 놀라운 세부 묘사 능력과 능수능란한 화면 질감의 연출을 보고 무척 놀랐습니다.
우수상을 받은 권세진 작가는 원래 자동차와 같은 기계적 대상을 드로잉처럼 그려 주목받아 온 작가입니다. 얇은 펜을 사용해 지하철이나 버스의 몸체와 내부 부품을 그리고 이름까지 써놓는 작업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신이 그렇게 그리고자 노력했던 기계의 부품들이 실제로 움직이는 동영상을 완성했습니다. 자동차는 움직이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장려상 수상자 10명의 작품도 각각의 개성과 뛰어난 표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추후 전시회에 오셔서 아르브뤼의 세계가 제시하는 미술의 본령에 다가와 보길 진심으로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