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문화재단(이사장 구혜원)은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에서 공예 기획전 ‘아라크네 아이’(포스터)를 27일 개막했다. 내달 12일까지 열리는 기획전에는 금기숙, 김경희, 김계옥 등 25명이 초대됐다.
전시 제목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인 아라크네에서 땄다. 직조와 바느질에 뛰어난 아라크네는 신에 필적하는 직조 능력을 지녀 공예의 수호신인 아테나와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제우스를 비롯한 그리스 신화 속 주요 신들의 치부와 만행을 고발하는 내용의 작업을 하는 바람에 신의 노여움을 산다. 결국 신들의 저주를 받아 거미로 환생한 아라크네는 영원히 거미줄을 짜는 운명에 놓이게 된다.
이번 전시는 아라크네의 후예를 자처하는 공예 작가들이 새로운 시선으로 재료의 물성과 표현방식을 탐구하고 창의적인 작업으로 현대미술을 확장하는 시도를 한 결과물을 모은 것으로 관객들에게 다양하고 깊이 있는 예술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푸른문화재단은 밝혔다.
전시에는 섬유나 실을 재료로 사용하거나, 직조, 뜨개질, 코바늘뜨기, 자수 등의 기법을 기반으로 하는 작업, 아라크네의 속성을 인문학적으로 표현한 작업 등 총 130여점이 나왔다.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