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을 지으려면 기초를 놓기 위해 땅을 넓고 깊게 파야 한다. 이 기초에 따라 세울 수 있는 건물 크기가 결정된다. 삶도 마찬가지다. 인생이 든든하게 서려면 기초가 크고 튼튼해야 한다.
‘하나님 나라 복음과 제자도’는 그리스도인에게 삶의 기초가 되는 복음을 설명한다. 대다수 그리스도인은 복음을 그저 죄를 용서받아 사후 천국에 들어갈 자격을 얻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저자는 “복음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도행전 속 사도들과 초대교회 성도에게 복음은 “예수는 그리스도”라는 것이었다.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 왕이며, 그분으로 하나님 나라가 이 세상에 도래했음을 믿었다. 초대교회가 믿고 전파한 이 복음이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다.
저자는 깊이 있는 성서학 연구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새로운 출애굽’ 사건의 실현으로 설명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어린양의 피로 하나님과 언약을 맺고 그분의 백성이 됐듯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은 하나님의 새로운 백성을 창조하기 위한 희생이라는 해석이다.
저자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새 언약의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하며 ‘형벌대속론’의 한계를 넘어선다. 예수님은 세례요한에게 침례를 받음으로 하나님 백성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연합했다. 그분의 십자가 죽음이 우리 모두의 죽음이 되면서 죄와 사망의 지배 아래 놓인 인간이 해방됐다. 아울러 예수님의 부활로 그와 연합한 신자 역시 하나님의 새로운 백성으로 부활했다. 하나님 나라의 삶이 지금 여기서 가능하도록 성령도 보내셨다.
하나님 나라 복음에서 그리스도인이 지향해야 하는 건 예수님의 산상수훈이다. 우리가 산상수훈대로 살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 명령 자체에 우리를 변화시키는 능력과 그렇게 하겠다는 약속이 이미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가르쳐 지키게 하라”고 한 예수님의 명령에 주목해 제자도를 중시한다. 그러면서 “복음 전도와 사회 참여는 ‘그리스도인의 두 가지 의무’가 아니라 유일한 의무인 제자도가 양쪽으로 펼쳐지는 모습”이라고 봤다. 예수님의 사상과 세계관, 십자가 사랑으로 훈련받아 세상의 번영을 위해 일할 때 그리스도인은 비로소 세상을 위한 복의 통로가 될 수 있다. 복음은 온 세상과 모든 사람, 모든 삶을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