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도광산 추도식’ 뒤늦은 유감표명

입력 2024-11-27 00:53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외교부가 ‘사도광산 추도식’ 문제와 관련해 일본 측에 유감을 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추도식 준비 과정에서 일본 정부의 무성의한 태도에 끌려간 데 대한 ‘수동적 외교’ 비판이 일자 뒤늦게 유감의 뜻을 전한 것이다.

외교부는 이날 “외교부 당국자가 25일 주한일본대사관을 접촉해 추도식 관련 한·일 협의 과정에서 일본이 보여준 태도에 유감을 표명했다”며 “이 문제가 더 이상 불필요한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고 개별 사안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강인선 외교부 2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 측이 우리 측에 제시한 최종 추도식 계획은 사도광산 등재 당시 한·일 간 합의 수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었다”며 “(추도식 불참 결정은) 그 자체로 강한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서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과 만나 사도광산 문제를 논의했다. 양국은 이번 사태가 한·일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면 안 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전날 한국의 추도식 불참에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책임을 한국 측으로 돌렸다. 외교부는 당일 저녁 주한일본대사관 측에 유감을 표명했다. 다만 항의 성격이 담긴 ‘초치’가 아닌 당국자 간 ‘접촉’ 형식으로 수위를 조절했다.

일본은 지난 7월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추도식 개최 등 조치를 약속했지만 첫 추도식에 극우성향 인사를 정부 대표로 보내고, 추도사에 ‘강제노역’ 관련 반성 내용도 담지 않았다.

박민지 박준상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