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치코에서의 3년을 생각해 본다. 이 기간은 날 사업가로 완전히 변화시킨 시간이었다. 고난 속 희망과도 같았던 시절이기도 했다. 모든 게 하나님의 계획하심이었다는 걸 믿는다. ‘여호와 이레’의 의미를 생각하며 훈련받고 단련 받았다.
크레치코에서의 소중한 경험과 이 기간 번 돈을 종잣돈 삼아 2016년 비즈니스다운 비즈니스의 닻을 올렸다. 내 투자금은 물론이고 지인들의 투자금과 신용보증기금까지 합쳐 20억원을 만들었다. 그리고 첫 회사 간판을 걸었다. 사명은 ‘티지와이’였다. 7명이 창업 멤버인데 양계는 위탁으로 하고 도계를 전문적으로 했다.
티지와이를 시작하고 6개월쯤 지나 늘 관심이 있던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도 시작했다. 브랜드 이름은 ‘옛날 통닭’이었다. 정겨운 느낌의 이름이었다. 경기도 산본에 ‘옛날통닭’ 1호점을 냈다. 2016년 6월이었다. 가맹점은 단기간에 300개까지 불붙듯 확장됐다.
사업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잘 되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진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옛날 통닭의 순항을 보면서 사업의 속성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옛날 통닭이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매출이 정신없이 올라갔다. 옛날 통닭으로 ‘잘 되는 비즈니스’를 경험했다. 물론 거기서 안주하지 않았다. 옛날 통닭의 성공을 기반으로 또 다른 브랜드에 관한 관심이 생겼다. 고민 끝에 브랜드명을 아예 바꾸기로 했다. 그래서 탄생한 게 지금의 ‘가마치통닭’이다. 옛날 통닭이라는 이름은 결과적으로 1년 남짓 사용한 셈이었다.
옛날 통닭의 성공 위에 선 가마치통닭도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올 연말 800호점 돌파를 예상했는데 이 목표도 이미 이달 완수했다. 7명으로 시작한 회사도 이제 직원 240여명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가마치통닭을 시작한 첫해부터 충주를 중심으로 파격적으로 가맹점이 늘었다. 2017년 한 해만 충주 일대에 100개 매장이 생겼다.
큰 사랑을 받은 맛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유황을 먹여 사육해 특유의 닭 냄새가 없다는 게 특징이다.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도 장점이다. 가마치는 ‘누룽지’의 함경북도 방언이다. 치킨의 맛과 브랜드 명의 의미를 이은 것이었다.
지속해서 신제품을 출시하고 다양한 콤보 제품도 개발했다. 삼계탕 레토르트 식품도 출시했다. 공격적 경영으로 우리 제품을 대기업 여러 곳으로 납품했다. 닭고기는 대중 음식이다. 경기가 안 좋을 때 매출이 올라가는 게 이를 증명한다. 사육과 도계, 제품화까지 원 스톱 라인을 구축하면서 신선하면서도 위생적인 닭을 안정적으로 공급한 게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요즘도 ‘여호와 이레’의 은혜 아래 산다. 극한의 어려움을 겪으며 감사의 힘을 체험했다. 모두 주님께서 빚으시고 계획하시고 이끄셨을 뿐이었다. 나는 그저 무릎 꿇고 기도하며 억울한 일 앞에 분노하지 않고 용서했으며 맡겨진 사명을 감당했을 뿐이다. 그래서 오늘도 기도의 제단을 쌓는다. 사업이 커지면서 수익을 선교에 사용하겠다는 젊을 때 약속을 다시 떠올렸다.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