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연금 지출 2년에 10조 느는데… 국회는 뭐하고 있나

입력 2024-11-27 01:10

국민연금 수급자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국민연금 연간 지출 총액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는 이들이 늘어나는 건 반길 일이지만 매년 수급자는 늘고 가입자는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민연금 기금의 건전성 악화 우려는 커지고 있다. 기금 고갈을 늦추기 위한 국민연금 개혁이 시급한데 이를 논의해야 할 국회는 정쟁에 갇혀 세월만 보내고 있다.

국민연금 수급자는 그제 700만명을 돌파했다. 제도가 도입된 지 36년 만이다. 2022년 수급자 600만명을 넘어선 뒤 2년 만에 100만명이 늘어났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 속도 만큼이나 수급자 증가도 빠르다. 2016년 수급자 400만명을 돌파한 뒤 4년 만인 2020년 500만명을 넘어섰고 이후 2년 간격으로 100만명씩 늘어나는 추세다. 수급자가 늘면서 국민연금 지출 총액도 급증하고 있다. 2012년에 처음 10조원을 넘어선 후 6년 만인 2018년에 20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4년 만인 2022년에 30조원을 뛰어넘었고 올해는 4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2년 만에 지출 규모가 10조원 늘어나는 셈이다. 연금공단이 매달 지급하는 연금액은 3조6000억원 수준이다.

국민연금 재정 추계에 따르면 현 제도가 유지될 경우 2041년에는 국민연금 기금 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2056년에 기금이 소진된다. 사정이 이처럼 다급한데도 연금개혁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정부가 지난 9월 소득의 9%인 현 보험료율을 연령대에 따라 매년 0.25~1% 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올려 최종 13%까지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민연금 개혁안을 발표했지만 국회가 연금개혁을 논의할 기구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금개혁은 한시도 늦출 수 없는 최우선 국가 현안인 만큼 국회는 연금개혁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연금개혁이 늦어지면 그만큼 미래 세대의 고통도 커진다는 점을 국회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