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최근 대내외적인 악재로 위기를 맞고 있다. 잇단 공장 폐쇄와 화재 사고에 이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 위기까지 직면해 있다.
중국산 철강의 저가 공세와 글로벌 철강업 불황은 포스코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에 포스코는 7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에 이어 지난 19일 45년 넘게 가동해온 1선재공장을 전격 폐쇄했다.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과 해외 저가 철강재 공세 등으로 날로 악화하는 수익성을 개선하고 효율화를 이루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예고한 철강 관세정책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여기에 신사업으로 힘을 실었던 이차전지 소재 사업도 전기차 캐즘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9월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 기업인 중국 화유코발트와 포항에 1조2000억원을 들여 전구체 합작공장을 짓기로 한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화재 등 잦은 사고도 포스코의 발목을 잡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올해만 5차례 화재가 발생해 조업에 차질을 빚었다. 세계 유일 기술이라고 자부하던 파이넥스 공장에서도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조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포스코노조는 지난 25일 쟁의행위 투표에서 찬성 72.25%를 얻어 파업을 포함해 다양한 쟁위행위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포스코 사측과 노조는 지난 18일부터 이달 6일까지 11차례 교섭을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노조와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포스코노조는 “조합원의 혜택과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쟁위행위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다.
철강도시인 포항에도 포스코 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역사회 곳곳에서 철강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지원과 응원에 나서고 있다.
포항시의회는 지난 25일 형산교차로 및 신형산교 일원에서 철강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캠페인을 펼쳤다. 또 제31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포항 철강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정부의 지원과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 의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상공회의소는 지난 18일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방문해 음료를 전달하고 근로자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나주영 포항상의 회장은 “지금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기업에 비난이나 질타보다는 응원과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