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M 1세대’ 사역자의 특별한 월요예배 20년

입력 2024-11-28 03:05
노문환 목사가 지난 25일 경기도 고양시의 작업실에서 음악을 전도의 도구로 삼아온 전도자의 삶을 간증하고 있다.

“다윗처럼 여호와를 목자로 삼아 골방에서 드린 예배가 찬양의 시작입니다. 찬양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예배자로 살아가는 삶의 고백입니다.”

지난 25일 저녁, 칠순이 넘은 목사는 시편 139편을 중심으로 설교했다. 이어 그의 아들이자 싱어송라이터인 가수 ‘커피소년’이 인도하는 찬양과 뜨거운 통성기도가 이어졌다. 앞서 예배 전에는 참석자들이 함께 만찬을 나눴다.

이날 설교자는 ‘대한민국 1세대 찬양사역자’로 꼽히는 노문환(74) 목사였다. CCM ‘그가 찔림은’ ‘평화의노래’ 등을 부른 노 목사는 1976년 부산 이사벨여자고등학교에서의 특송으로 찬양사역을 시작했다. 이어 군부대와 병원, 시골 장터 등 다양한 현장에서 CCM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그가 국내외 무대에 선 찬양집회만 1만여회에 달한다. 사역 여정 가운데 1981년 장신대를 졸업하고 2002년 감신대 신대원을 졸업하며 ‘전도목사’로 활동했다. 하지만 사역의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과거 술집에서 악사로 활동한 경력 때문에 손가락질도 당했지만 노 목사는 CCM을 통해 교회와 사회를 잇는 다리가 되길 멈추지 않았다.

2004년부터 드려 온 월요예배가 의미는 각별하다. 주일 사역으로 지친 찬양 사역자들을 위한 예배로 쉼과 회복의 자리이면서 영성을 채우는 시간이다. 노 목사 자택에서 시작된 모임은 참석자 수가 늘면서 지금의 작업실로 옮겨졌다. 지난 20년 동안 찬양 사역자들은 월요예배를 통해 서로 교제하며 진로와 사역의 방향을 정하기도 했다.

노 목사와 제자들이 이날 같은 장소에서 월요예배를 드리는 모습.

노 목사 제자인 CCM 듀오 ‘달빛마을’의 김지민(32)·김상진(34) 부부는 “목사님은 사례비가 없어도 모든 무대에 최선을 다해 임하셨고, 저희들에게 찬양사역의 행복을 가르쳐 주셨다”고 전했다. 이들은 유튜브 ‘골방라이브’를 통해 20만 명에게 복음을 전하고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찬양콘서트를 열고 있다.

음악경연 프로그램인 슈퍼스타 K4 출연으로 주목받았던 박다빈(30)씨 또한 노 목사의 제자다. 그는 외로움 가운데 기도하던 중 2년 전쯤 노 목사와 월요예배 공동체를 만났다. 박 씨는 “생각은 선택이라는 목사님의 가르침을 통해 예수님과 감사를 선택하며 삶의 방향을 바꿨고, 매일 성령님이 주시는 평안에 감사른 누리고 있다”며 “공동체에서 신앙적 위로를 넘어 삶의 지향점을 발견했다”고 고백했다.

노 목사는 자신을 ‘전도자’로 불리길 원한다. 제자들에게 말씀 암송과 큐티를 강조하며 찬양사역자들이 말씀에 뿌리를 내리고 사람과 가정을 세우는 예배자가 되길 바란다. 그는 “초대교회처럼 이웃과 가족이 되어주는 교회가 돼야 한다”며 “찬양을 통해 세대와 세대를 잇는 사역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글·사진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