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경기도 고양특례시가 글로벌 경제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굵직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인구 108만명의 고양특례시는 자족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과 경기북부 최초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 선정이라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2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양시는 더 이상 수동적인 위성도시가 아니라 스스로 성장의 엔진을 가동할 수 있는 혁신적인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경제자유구역과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를 통해 고양시는 수도권을 넘어 대한민국의 도약을 이끄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제자유구역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고양시는 인구 108만의 특례시로 성장했지만, 서울의 위성도시·베드타운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민의 약 39%가 서울 등 다른 지역으로 출퇴근하고, 도시의 재정자립도는 33.7%로 전국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과밀억제권역으로 묶여 기업, 연구소, 대학교 유치가 불가능하고, 주택 중심의 개발로 인해 자족 기능이 부족한 기형적 도시 구조를 갖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했다.
경제자유구역은 고양시가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경제적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핵심 카드다. 고양시의 지리적 강점과 최고의 입지환경을 바탕으로 경제자유구역을 통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자족도시, 경제특례시로 새롭게 도약하고자 한다.”
-경제자유구역의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는.
“고양경제자유구역은 약 17.66㎢(534만평) 대규모 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1기 신도시인 일산신도시(15.7㎢)보다 큰 면적이다. 이곳에서는 바이오·정밀의료, K-컬처, 스마트모빌리티, 항공우주산업, MICE, 푸드테크 등의 핵심 전략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경제자유구역의 가장 큰 특징은 ‘연계와 융합’이다. 단일 산업이 아닌 다양한 산업 간 협력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국토부 K-UAM(도심항공교통) 그랜드챌린지 사업과 같은 국가의 전략 산업을 킨텍스 제3전시장 건립과 같은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하고, 인천경제자유구역, 파주 LCD산업단지, 서울 상암·마곡지구 등 인근 산업단지와의 연계로 동반 성장을 이루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고양경제자유구역이다. 또한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정주 환경 조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학교, 연구기관, 병원 등 생활 기반시설과 스마트 시스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도시계획을 결합해 시민과 기업 모두에게 매력적인 도시를 만들 것이다. 이는 단순히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넘어, 글로벌 첨단 비즈니스의 거점으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북부 최초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 지정 의미는.
“경기북부는 벤처기업 육성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다. 고양시가 경기북부 최초로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로 지정된 것은 고양시가 벤처기업 육성의 중심지로 평가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촉진지구는 식사동, 대화동, 장항동, 백석동 등 8개 행정동에 걸쳐 약 125만㎡(37만8000평) 규모로 조성된다. 이곳에서는 바이오·정밀의료, 미디어·콘텐츠, 드론·도심항공교통(UAM), 첨단제조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벤처기업의 집적과 성장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약 800억원 규모의 고양벤처펀드와 100억원 규모의 고양청년창업펀드를 조성해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벤처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규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이루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 특히 경제자유구역, 일산테크노밸리와의 연계를 통해 글로벌 기업과 대기업, 벤처기업이 협력하는 혁신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교육 분야에서 준비하는 계획은.
“도시의 미래는 결국 인재의 경쟁력에서 비롯된다.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과학고 설립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고양시는 한국항공대가 위치해 있고, 인천·김포공항과 가까워 ‘우주항공과학고’ 설립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과학고 설립 TF팀을 구성하고, 부지 확보와 계획 수립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지난해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 글로벌학교재단과 협약을 체결했고, 올해는 영국 킹스칼리지스쿨, 버밍엄대학과도 협력을 맺어 국제 수준의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교육부의 교육발전특구 공모사업에 시범지역으로 선정되며 공교육 혁신을 통한 교육환경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교육 네트워크와 특화된 교육 인프라를 통해 고양시는 대한민국의 교육 중심 도시로 자리 잡을 것이다.”
-교통 관련 개선 대책은.
“교통은 시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된 문제로 시민의 교통 편의를 위한 대규모 교통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말 GTX-A노선 킨텍스역과 대곡역이 먼저 개통되고, 창릉지구 개발에 맞춰 창릉역도 진행 중이다. 교외선도 12월 재개통을 앞두고 있다. 특히 GTX-A는 킨텍스에서 서울역까지 약 16분 만에 도달할 수 있어 수도권 교통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다.
대곡역은 GTX-A, 3호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교외선 등 5개 노선이 교차하는 ‘팬타역세권’으로 개발된다. 최근 대곡역세권 그린벨트 해제와 함께 복합환승센터 건립과 지식융합단지 조성 방침이 발표된 만큼 연계 인프라도 강화될 전망이다. 광역철도망 구축과 함께 버스준공영제 확대, 환승 주차장 조성 등 다양한 교통 인프라 개선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수도권 30분 시대’를 현실화할 것이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