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국제 협약을 도출하기 위한 마지막 회의가 25일 부산에서 시작됐다. 국제사회는 일주일간 협상을 통해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합의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협상을 이끄는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 의장은 “합의에 이를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5)’가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렸다. 177개국 정부 대표단을 포함한 3500여명이 다음 달 1일까지 논의에 참가한다.
플라스틱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주기 관리를 다루는 플라스틱 국제협약은 2015년 파리협정 이후 가장 중요한 환경 협약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과 플라스틱 생산국가는 생산 단계 감축을 강력히 반대하며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발비디에소 INC 의장은 회의에 앞서 협약을 촉진하기 위한 ‘논페이퍼(Non-paper)’를 제시했다. 77쪽에 달하는 협약 초안을 17쪽으로 정리한 비공식 문서다. 협약의 최대 쟁점으로 꼽히는 1차 폴리머(화석연료에서 추출한 플라스틱 원료) 생산 규제와 관련해 ‘관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문구를 담았다.
회의 첫날 각국은 절충안인 ‘논페이퍼’를 논의 안건으로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일부 산유국은 77쪽 초안도 함께 채택해야 한다고 반발했으나 오후 본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다만 ‘논페이퍼’가 유럽연합(EU) 등에서 제시한 강력한 생산 감축과도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협상이 ‘선언적 합의’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발비디에소 의장은 구체적인 감축 목표치가 포함될지 묻자 “협약은 시간이 지나면서 강화돼야 한다. 과학적 데이터가 필요하며, 각계 의견을 반영해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답했다. 우선 ‘큰 틀’에서의 합의를 도출한 뒤 세부사항을 추가 논의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반드시 (협약을) 완성해야 한다는 의지가 있다”며 “남은 시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직접적이고 획일적인 추진보다 단계적이고 다양한 방식의 추진이 좋겠다는 게 우리 정부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우려 화학물질 규제에 대해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을 적용해 우려 물질을 선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부산=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