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대선에서 중도좌파 야당 ‘광역전선’의 야만두 오르시(57·사진) 후보가 당선됐다. 중남미의 ‘핑크타이드(좌파 정권 물결)’가 우루과이의 합류로 더 확고해졌다.
우루과이 선거법원은 24일(현지시 간)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개표 99 .93%기준으로 오르시 후보가 49.84%를 득표해 승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1차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해 결선투표로 넘어온 중도우파 여당 국민당의 알바로 델가로 후보는 이날 득표율 45.87 %로 낙선했다.
오르시 당선인은 내년 3월 1일 취임해 5년 임기를 시작한다. 그는 승리 연설에서 “저에게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도 민주주의의 소중한 구성원”이라며 “생각에 벽을 세우면 미래가 없다. 모두를 포용해 누구도 뒤처지지 않는 통합 사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델가도 후보는 패배를 승복하며 “오르시 당선인과 협력해 더 나은 우루과이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1973~1985년 군부 독재 기간을 거친 우루과이는 지금은 남미에서 가장 청렴한 정부를 가진 민주주의 국가로 평가받는다. 광역전선은 2004년 우루과이의 좌파 정당으로는 처음 집권해 15년간 정권을 유지했다. 2019년 대선에서 국민당의 라카예 포우 대통령에게 내준 정권을 5년 만에 되찾았다.
우루과이는 브라질·멕시코·칠레·페루·볼리비아·콜롬비아 등과 함께 중남미의 좌파 물결을 이어가게 됐다. 공산당 독재 체제인 쿠바, 반미 국가인 베네수엘라까지 포함해 중남미 정권의 무게중심은 좌파 쪽으로 기울어 있다. 아르헨티나·파라과이·에콰도르·엘살바도르·코스타리카·파나마에는 우파 정권이 들어서 있다.
오르시 당선인은 기업 친화적 정책으로 우파를 포괄하는 온건 좌파 색채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오르시는 기업인의 요구와 사회복지 사이에서 균형감을 가졌고 남미 좌파의 세대교체를 이룰 인물로 평가된다”며 “그는 과거 노숙인·빈곤·범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던 좌파’를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고 짚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