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美 대선 수혜주 아니었네

입력 2024-11-25 02:00
국민일보DB

미국 대선에서 양당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높은 수익률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던 국내 바이오주가 하락세다. 이달 초 대비 현재 수익률은 -10% 안팎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가 지연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보건 분야 수장에 백신 회의론자로 불리는 인물이 잇따라 임명된 것에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KRX헬스케어 지수는 지난 1일 대비 10.42% 하락한 3532.51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헬스케어 기업 36곳으로 구성된 KRX300 헬스케어도 10.66% 떨어졌고 KOSPI 의약품은 8.19%, KOSPI 의료정밀은 10.23% 하락했다. 코스피200 헬스케어도 13.27% 수익률로 코스피 지수 전체 중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당초 증권가에선 미 대선 이후 수혜 분야로 방산 우주항공 등과 함께 바이오주를 꼽았다.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 두 대선 후보 모두 중국의 바이오 산업을 견제하기 위한 ‘생물보안법’을 지지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 바이오주가 전망과 상반된 흐름을 보이는 것은 일단 금리 인하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과 관련이 깊다. 통상 바이오 기업에는 자금 조달 등의 이유로 금리 인상이 악재로 작용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다음 달 18일 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은 24일 기준 47.3%다. 한 달 전 31.5%에서 15.8% 포인트 상승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보건 분야 인사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 15일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되자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에서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헬스케어 지수가 케네디 주니어 임명 소식이 알려진 지난 8일 대비 15일 5.5% 하락했고, 나스닥 바이오텍 지수도 10.2% 떨어졌다”며 “(그가) 신약 승인 절차와 관련한 규제나 기준을 강화하는 데 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2일(현지시간)에는 식품의약국(FDA) 국장으로 존스홉킨슨대 외과 의사이자 작가인 마티 마카리가 지명됐다. 마카리는 코로나19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바이오 업종 투자 의견을 여전히 ‘매수’로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치료제가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미국에서 생물보안법이 최종 통과되면 국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