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제공항, 공항이용료 최대 100% 인상…“코로나 손실 보전”

입력 2024-11-25 02:59

창이공항 스키폴공항 등 전 세계 주요 공항들이 공항이용료를 인상하고 있다. 공항 기반 시설을 확장·개선하고,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증가한 공항 운영 비용 등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항공사뿐 아니라 승객 부담도 많게는 10만원 가까이 늘어나게 됐다.

2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유력 언론지인 스트레이츠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창이공항은 내년부터 공항이용료를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인상은 6년간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탑승객의 공항이용료 인상 내역은 이렇다. 창이공항 출발 승객은 기존에 65.20 싱가포르 달러(약 6만7700원) 공항이용료를 지불하고 있는데, 2030년 4월에는 79.20 싱가포르 달러(약 8만2300원) 수준으로 오르게 된다. 환승 승객의 공항이용료는 9싱가포르 달러에서 21싱가포르 달러로 2배 이상 인상된다. 공항이용료는 편의시설 사용, 환경미화, 보안 등에 사용되는 비용이다.

항공사에 부과하는 공항시설 사용료도 인상한다. 2030년까지 약 40%를 올린다. 적지 않은 인상 폭이다. 항공사는 비행기 운항을 위해 공항시설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공항 측에 일정 수준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창이공항은 인천국제공항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항으로 꼽힌다. 창이공항 측은 사용료 인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공항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창이공항뿐 만이 아니다. 유럽 대표 허브공항인 스키폴공항도 내년부터 항공사에 부과하는 공항 사용료를 41%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스키폴공항의 사유 중 하나는 ‘페널티’다. 스키폴공항 관계자는 “인프라를 개선하고 소음이 많은 항공기에 대한 페널티를 부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리핀의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 홍콩국제공항 등도 인상을 발표했다.

공항업계에선 수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항공사들은 엔데믹 이후 항공료 인상 등을 통해 수익을 올렸지만, 공항은 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적자 경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키폴공항 측은 “요금 인상의 원인은 지난 3년 동안의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 있다”며 “펜데믹 동안 발생한 손실 보전도 포함된다”고 했다.

국내에선 공항이용료 인상 논의가 수면 위로 떠 오르지 않은 상태다.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공항 이용료는 2001년 개항 당시 1만5000원에서 2002년 1만7000원 인상 이후 현재까지 동결 중이다. 김포공항은 국내선 4000원, 국제선 1만7000원을 받고 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