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내년부터 인공지능(AI) 기술에 기반한 초단기 강수 예측 서비스를 선보인다. 비구름이 2시간 뒤 어디로 향하는지 AI 일기예보를 통해 알 수 있게 된다.
기상청은 지난 20일 제주 서귀포시 국립기상과학원에서 초단기 예보지원 시스템 ‘나우 알파 큐’와 ‘AI검색기’를 선보였다. 기상청 AI 기상기술 시스템 ‘알파웨더 솔루션’의 두 축이다. 기상청은 2019년부터 AI 기상기술 연구·개발에 힘써왔다.
나우 알파 큐는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반도 강수 패턴을 분석해 6시간 뒤까지의 강수 예측 정보를 10분 간격으로 제공한다. 일종의 ‘AI 예보지원관’인 셈이다. 나우 알파 큐는 2014~2023년 데이터 중 7년치 데이터를 학습했다. 3년치 데이터는 검증하는 데 쓰였다.
나우 알파 큐는 현재 쓰이는 수치예보모델과 정확도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이혜숙 국립기상과학원 인공지능기상연구과장은 “올해 5~9월 1771개의 강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최신 모델의 강수 예측 정확도가 전보다 10% 이상 향상됐다”며 “평균적으로 1시간 예측 적중률(CSI)은 0.6, 6시간은 0.36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CSI값은 강수 예측의 적중률을 나타내는 지표로, 값이 클수록 정확도가 뛰어나다는 뜻이다.
기상청은 내년 여름부터 기상청 홈페이지나 ‘날씨알리미’ 애플리케이션에 이 초단기 강수 예측 AI 모델을 적용할 예정이다. 다만 국민에게 공개되는 범위는 ‘2시간 뒤 예측’까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AI 예보를 통해 비구름대가 2시간 후 어디를 지날지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AI검색기는 기상청 예보분석관들이 과거 데이터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음성이나 텍스트 명령 한 번으로 수행이 가능한 일종의 기상청 전용 챗GPT다. 이날 기상과학원 시연에 따르면 ‘예보지원 자동화 검색기’에 ‘일 최저기온 순’ ‘속초 월 평년값’ 등 검색어를 입력하자 관련 기상 데이터값들이 10초 내로 떴다. 원래대로라면 예보관들이 방재기상정보시스템에 들어가서 일일이 검색하고 수집해야 했던 정보다.
AI검색기를 통해 예보관들은 특정 지역의 역대 최대 강수량 등 각종 기상 현상의 의미를 더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장은 “기존 기상 예보에서 유사 사례를 찾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지만 AI검색기가 이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해 예보관들이 보다 핵심적인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초단기 강수예측모델과 AI검색기를 두 축으로 AI 기상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24일 “지난 8일 기상과학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AI 분야 특화연구소로 지정되며 2028년까지 150억원의 지원을 확보했다”며 “이를 통해 기상청은 세계 5위권의 기상·기후 AI 파운데이션 모델 보유국으로 도약을 꿈꾸게 됐다”고 밝혔다.
서귀포=한웅희 기자 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