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보 수석부보좌관에 ‘북한통’인 알렉스 웡(사진) 전 대북특별부대표를 임명했다. 트럼프 2기 외교안보 라인이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춘 가운데 1기 대북 협상팀 출신 중 유일하게 웡만 2기에 합류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북 협상의 여지를 남겨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22일(현지시간) 웡 발탁을 발표하는 성명에서 1기 때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를 맡은 사실을 거론하며 “그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나의 정상회담 협상을 도왔다”고 소개했다. 트럼프가 웡을 임명하면서 직접 김정은을 언급한 것은 여전히 대북 정상외교 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웡은 트럼프 1기에서 북한과의 협상에 깊이 관여했다. 2017년 12월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로 임명된 웡은 2018년 초부터 남북 관계가 급진전하자 대북 협상 실무를 맡게 됐다. 그해 7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에 동행했고,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도 준비했다. 2019년 말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에 오른 뒤에는 대북특별부대표를 맡아 국무부의 대북 실무를 총괄했다.
북·미 협상이 트럼프의 외교 관심 목록에서 후순위로 밀렸다는 관측이 대체적이었으나 트럼프가 웡을 요직에 기용하면서 대북 소통을 위한 최소한의 창구는 만들어놓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펜실베이니아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웡은 톰 코튼 상원의원의 외교정책·법률 고문 등을 지냈다. 2021년 8월부터 최근까지는 한국 쿠팡 모회사인 미국 쿠팡 워싱턴DC 사무소에서 공공관계 총괄 임원을 맡아 대관 업무를 담당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