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신형 IRBM 쐈다”… WSJ “北장성 우크라 공습에 부상”

입력 2024-11-23 02:02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 M)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고 21일(현지시간) 확인했다. 우크라이나군에서 앞서 주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지만 IRBM 역시 핵무기 운반 수단으로 꼽히는 무기다. 푸틴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국가를 대상으로도 공격할 권리가 있다고 위협했다.

푸틴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영국산 장거리 미사일에 대응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사 시설에 복합 공격을 했다”면서 “러시아의 최신 IRBM 시스템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사일 명칭이 ‘오레시니크’(개암)라고 소개하며 “초속 2.5~3㎞, 즉 마하 10 속도로 공격하는 미사일로서 이런 무기를 요격할 수단은 현재 없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ICBM 등 여러 종류의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중남부 드니프로를 공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사용된 ICBM이 RS-26 루베즈였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시험 발사한 IRBM은 RS-26 루베즈 ICBM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신형 미사일은 재래식 탄두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BC방송은 러시아에서 발사한 IRBM에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 발사체(MIRV)가 탑재돼 있었다고 미국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MIRV는 여러 개의 탄두로 다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 주로 탄도미사일에 탑재된다. 공습 영상에서 여러 개의 탄두가 서로 다른 각도로 목표물에 접근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도 MIRV가 사용된 정황으로 볼 수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서방 국가를 겨냥해 “우리 시설에 대한 무기 사용을 허용하는 국가의 군사 시설을 공격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 측 책임으로 우크라이나 분쟁은 이제 세계적 성격을 띠게 됐다”며 “우리는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거리·단거리 미사일을 생산·배치하는 미국에 대응해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겨냥한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습으로 북한군 장성 한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서방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이후 북한군 고위 장교가 피해를 입기는 처음이다. WSJ에서 입수한 영상에 따르면 쿠르스크주 마리노 마을의 주거용 건물이 영국산 스톰섀도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친러시아 블로거는 당시 건물에 북한군 관계자가 머물고 있었다고 전했다.

부상을 입은 북한군 장성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김영복 북한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과 리창호 정찰총국장, 신금철 북한군 소장을 포함한 북한군 장교 500여명이 병사들과 함께 러시아에 입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