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양극화 타개로 국민 모두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각자 국가 발전에 열심히 동참하도록 만들겠다”며 “민생과 경제 활력을 반드시 되살려 새로운 중산층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마태복음을 인용해 “예수님께서는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저희를 위해 이루게 하시리라’고 말씀하셨다”며 “함께 기도하고 힘을 보태면 우리가 바라는 구조개혁을 이뤄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양극화 타개를 위해 전향적 노력을 펼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기 전반기에 ‘민간주도 시장경제’의 틀 갖추기에 주력했다면, 후반기엔 보다 많은 국민이 경제 성장을 체감할 수 있도록 애쓰겠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국민 모두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뛰어야 국가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극화 해소와 연결되는 ‘4+1 개혁’(연금·노동·교육·의료 개혁, 저출생 대응) 완수 의지도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4대 구조개혁은 국민 누구 하나 낙오하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사실 많이 늦었다”고 했다.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 구축(의료개혁), 유보통합과 늘봄학교의 안착(교육개혁), 기업·근로자의 선택권 확대(노동개혁),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의 민생 보호(연금개혁)를 핵심 과제로 각각 언급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남미 순방에서 전날 귀국한 윤 대통령은 “선진국, 개발도상국 할 것 없이 각국 정상은 하나같이 자국의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해 크게 고심하고 있었다”고 여러 양자 회담의 뒷얘기를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국 행정부 교체 등으로 세계 안보·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시점임을 지목했다. 이어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글로벌 복합위기 극복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이봉관 국가조찬기도회장과 함께 행사장에 들어서자 참석자 800여명이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김장환 목사가 설교 도중 윤 대통령이 표지에 나온 ‘뉴스위크’지를 들어 올리며 “인터뷰가 괜찮았다”고 농담하자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성도 여러분께 하나님의 축복이 늘 함께하기를 기도하겠다”고 축원하며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그동안 ‘건전재정’ 기조를 이어왔지만 양극화 해결을 위해 정부 재정의 적극적 역할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날 국회에서 민생경제점검 당정협의회를 열고 민생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단 점에 공감하며 지원대책을 수립·실행하기로 했다. 다만 내년 초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에 대해 당정은 “내년 본예산 심의도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추경 편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경원 이종선 장창일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