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유임하고 승진 규모를 줄이는 내용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의사결정에 속도를 내고 대외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사업본부 조직을 대거 조정하는 조직개편에 나섰다.
㈜LG와 주요 계열사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권봉석 ㈜LG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는 유임됐다. 일부 계열사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부회장 승진자는 없었다.
LG유플러스 신임 CEO에는 홍범식 ㈜LG 경영전략부문장(사장)이 선임됐다. 홍 사장은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베인앤컴퍼니 한국지부 대표 등을 지낸 뒤 2019년 LG그룹에 합류했다. 경영전략부문장으로서 그는 적극적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경쟁력 강화,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하는 그룹의 경영전략을 총괄해왔다.
전체 승진 규모는 지난해보다 18명 줄어든 121명이다. 신규 임원은 지난해보다 13명 줄어든 86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49세로, 80년대생 임원 수는 17명이다. LG 내 여성 임원 수는 2018년 29명에서 65명으로 늘었다.
LG전자는 HVAC(냉난방 공조) 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대대적 조직개편에 나섰다. HVAC 사업은 기존 H&A사업본부에서 분리돼 ES사업본부로 꾸려졌다. ES사업본부 신임 본부장은 기존 에어솔루션사업부장 이재성 부사장이 맡기로 했다. H&A사업본부는 HS사업본부로 명칭이 바뀌었다. 기존 H&A사업본부 류재철 사장이 이어서 HS사업본부장을 맡는다.
HE사업본부는 MS사업본부로 바뀌면서 TV 사업과 노트북, 모니터 등 IT, 사이니지 등 사업부를 통합 운영한다. VS사업본부는 차량용 부품에서 차량 전반으로 솔루션을 확대하기로 했다. MS사업본부는 박형세 사장이, VS사업본부는 은석현 부사장이 이끈다. 해외에서의 기업 간 거래(B2B)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해외영업본부 산하에 B2B사업역량강화담당을 신설키로 했다.
김영락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은 가전 구독 사업과 온라인 브랜드 숍 매출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 현신균 LG CNS CEO는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신기술 기반 디지털전환(DX) 사업 성과를 각각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