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저출생 과제, 돌봄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조명해주길”

입력 2024-11-22 03:02
올해 마지막 국민일보자문위원회가 21일 경기도 성남시 선한목자교회(김다위 목사)에서 열렸다. 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인 이기용(왼쪽 여섯 번째) 신길교회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성남=신석현 포토그래퍼

<참석자>

김다위 선한목자교회 목사
김요한 광주 월광교회 목사
김종원 경산중앙교회 목사
안광복 청주 상당교회 목사
유진소 부산 호산나교회 목사
이기용 신길교회 목사
허요환 안산제일교회 목사
황덕영 새중앙교회 목사
황선욱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 목사
김경호 국민일보 사장
이명희 국민일보 종교국장


음주 문제, 이주민·다문화 선교, 저출생 극복, 애완견 문화, 돌봄 사역까지 한국교회를 관통하는 이슈가 쏟아졌다. 국민일보자문위원회(위원장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는 21일 경기도 성남시 선한목자교회(김다위 목사)에서 제18차 회의를 열고 내년도 국민미션포럼과 연중 기획 취재를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국민일보가 한국 사회와 교회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에 충실하도록 응원하자는 뜻도 모아졌다.

자문위원회는 ‘좋은 기사상’ 수상작으로 종교국 종교부 김아영 조승현 기자의 ‘넘어진 가정, 세우는 교회’(10월 30일자 37면) 시리즈와 편집국 사회부 김유나 이정헌 기자의 ‘살해 후 자살, 생존 아동의 삶’(11월 6일자 1면·10면) 시리즈 기사를 각각 선정했다. 심사를 맡은 김다위 목사는 “가정으로부터 상처받은 이들을 어떻게 교회가 회복하도록 도울 수 있는지를 다뤘다”면서 “둘 다 가정을 주제로 기획한 시리즈 기사들”이라고 소개했다. 다음 자문위원회는 내년 1월 16일 온라인 줌으로 진행된다. 다음은 회의에서 나온 주요 발언.

‘좋은 기사상’ 선정 기사들.

유진소 목사=10·27 집회 관련 저는 좀 애매했다. 목회하면서 스탠스 취하기 쉽지 않은데 찬성도 반대도 못 했다. 목회에 제일 좋은 춤이 엉거주춤이라고 하는데(웃음), 집회에 가시는 교인과 반대하는 교인 모두 계셨다.

김경호 사장=정말 많이 모이셨다. 서울 광화문에서 서울역까지 질서 있었고, 충돌 없이 잘 끝났다. 나중에 기사에도 담겼지만, 불교 신자인데 차별금지법 동성애에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의 집회를 지지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유 목사=포스트모던 시대엔 집회 성격이 달라졌다. 지금은 BTS 블랙핑크 등 자기가 좋아하는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기 위해 모이지 세력을 위해 모이진 않는다. 얻은 것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잃은 게 더 많다. 젊은 세대 중엔 왜 모이냐는 분들도 있었다.

김다위 목사=좋은 기사상 선정을 맡았다. 양질의 기사가 많아서 선정하기 쉽지 않았다. 기획기사 위주로 보게 됐고 가정 관련 주제를 택하게 됐다. 편집국에선 ‘살해 후 자살, 생존 아동의 삶’ 연속 취재가 있었다. 11월 19일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앞두고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목회하다 보면 우울증과 자살 충동 등으로 기도를 받으러 오시는 분들이 많다. 종교국에선 ‘넘어진 가정, 세우는 교회’ 시리즈가 돋보였다. 한국교회에선 여전히 이혼이 금기어인데 이들을 교회가 어떻게 목양할 것인지 중요한 주제다. 연재해 주셔서 감사하다. 마약과의 전쟁, 기후위기 관련 기사도 좋았다.

안광복 목사=마약 이혼 등 사회적 이슈 관련 음주문화도 중요하다. 최근 예능 ‘나 혼자 산다’가 지속적 음주 관련 장면으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연말 송년회 분위기에서 음주가 지나칠 정도로 미화되는 측면이 있다.

황선욱 목사=한 연예인은 과거 제게 연예인들을 교회 간증자로 초청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적도 있다. 연예인은 방송 프로그램 특성상 술에 노출될 가능성 있는데, 교회에서 간증 집회하고 다음날 미리 녹화된 프로그램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 나와 항의 빗발치고 하던 일도 있었다.

안 목사=최근 기독교 방송의 유명 배우 진행자가 자녀들과 법복을 입고 템플스테이를 하는 장면이 방영돼 성도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연예인 초청 집회에 미숙한 부분이 있다.

황덕영 목사=대학 캠퍼스 시절부터 조사를 해봤는데, 해외에선 술을 마시고 필름 한 번만 끊겨도 중독 가능성으로 본다. 한 여성 성도는 예배 마치고 울면서 제발 강단에서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한마디만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남편의 술 문제 때문이다. 술로 어려움 겪는 가정이 많다.

유 목사=술 문제를 교리 문제로 접근하진 말고, 건강한 삶 아름다운 삶을 위해서 좋지 않다는 접근을 생각하고 한국교회 성결운동으로 바라보면 좋겠다. 교리화되면 받아들일 수 없어 아예 (교회를) 외면하기도 한다.

김종원 목사=술은 금지하는데 콜라는 마음껏 마셔도 되느냐는 건 또 아니다. 결국 하나님 주신 건강한 삶을 해치는 문제, 즉 중독 이슈로 다뤄야 한다.

이명희 국장=2024 국민미션포럼에 관한 평가도 해달라. 올해 ‘축소사회 홀리브리지’ 연중 기획을 통해 저출산 대응하는 한국교회 모습 조명하며 교회가 이주민 문제 등에서 브리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제로 진행했다. 국민미션포럼은 레너드 스위트 미국 드루대 석좌교수를 초빙해 오륜교회에서 인공지능시대 신앙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들었고, 오후에는 5대 영역에 걸쳐 목회전략 콘퍼런스를 열었다.

안 목사=주 강사인 스위트 교수의 강의가 아주 좋았다. 더미션 유튜브 강의 영상을 꼭 보시라. 오후 5대 영역 선택 강의도 늦게까지 참여율이 높았다. 내년도 이슈도 논의해 달라.

유 목사=이주민 다문화 이야기가 계속돼야 하지 않을까. 한국은 이제 단일민족 사회에서 300만 500만 이주민 시대를 거쳐 1500만명까지 이주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황덕영 목사=내년 한국 기독교 140주년을 맞아 우리의 선교 방향성도 이주민 노동자 유학생 등을 통한 역파송을 모색해야 할 때다. 또 복음적 통일을 준비하면서 북한 사람들을 받아들이는데도 이주민에 대한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이주민 다문화에 열려 있지 않은 교회가 어떻게 북한 성도들도 받아들이겠는가.

이기용 목사=신길교회에 오기 전 충청도에서 20년 목회했다. 제가 꿈꾸는 교회는 이주민 다문화 가정이 교회 안에서 주류를 이루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저출산 문제도 결국 디아스포라 이주민을 받아들여 역동성 유지하는 것에서 비롯해야 한다. 신길교회엔 탈북민 성도들이 점차 늘고 있다. 우리와 동일한 이웃이란 관점에서 환대하고 있다.

김종원 목사=저출산 문제에 여전히 관심 가져야 한다. 출산율 0.7명대는 국가 유지 어렵다는 의미다. 국민일보의 시리즈 제목 ‘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처럼 아이가 축복의 존재여야지, 부모나 사회가 아이를 짐으로 여겨선 안 된다. 육아 경비가 얼마고 국가 예산 지원이 얼마고 이러면 끝도 없다. 애완동물보다 아이에게 관심 쏟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허요환 목사=저는 국민미션포럼과 연중기획을 돌아보며 ‘돌봄’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선교적 감수성 차원에서도 이주민 다문화 가정을 돌보고, 저출산은 다음세대 돌봄으로 연결되어 중요하다. 목회자 재교육 프로그램 역시 자기 돌봄 차원이다. 1인 가구도 돌봄의 대상이다. 이웃과 피조세계 역시 교회가 돌봐야 할 일로 연결된다. 올해 국민일보가 축소사회를 말했는데, 임팩트 있었지만 축소사회 피로사회 등 약간 부정적 어감이다. 그걸 돌봄이란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면 좋겠다. 올해 인공지능(AI) 이야기도 많이 했는데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 그건 바로 사람이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다. 그 핵심이 돌봄이다.

김요한 목사=잘 경청했다. 국민일보 보면서 e스포츠 페이커 단독 인터뷰 기사도 좋고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하는 기사도 나와서 신기했다. 국민일보에서 사역을 소개하고 성도들과 예배를 통해 가까이 접근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직 살만한 세상’ 연재도 잘 보고 있다. 밝은 부분 기사 많이 써주셔서 감사하다.

안 목사=국민일보가 홍보영상을 만들어서 어떻게 교회와 세상의 가교 역할을 하는지, 선한 영향력의 물꼬를 어떻게 틀고 있는지 예배에서 소개하면 좋겠다. 양질의 기사들 보도록 안내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