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반격, 러 ICBM쐈다… 사실상 핵위협 긴장 최고조

입력 2024-11-22 00:10
러시아군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드니프로를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 등을 쐈다고 우크라이나군이 밝혔다. 사거리 5800㎞의 ICBM ‘RS-26 루베즈’ 발사를 준비해온 러시아 아스트라한에서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루베즈 발사 준비 정황이라며 엑스에 올라온 영상. 촬영 시점과 장소는 확인되지 않았다. 엑스 캡처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산 에이태큼스(ATACMS)와 영국산 스톰섀도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내 목표물을 잇달아 타격하자 러시아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맞대응했다. 핵탄두 운반에 쓰이는 ICBM으로 우크라이나 영토를 공격함으로써 사실상 핵 위협을 가한 것이다. 유럽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러시아군이 21일(현지시간) 오전 5~7시 우크라이나 중남부 드니프로에 ICBM 1발과 공중발사탄도미사일(ALBM) 1발, 공중발사순항미사일(ALCM) 7발을 발사했다고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가 밝혔다. 그러면서 ALCM 6발을 격추했다고 덧붙였다. 드니프로 당국은 미사일 공격으로 산업 시설과 주요 인프라가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ICBM이 드니프로에서 1000㎞ 떨어진 아스트라한에서 발사됐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ICBM을 쏜 것은 처음”이라며 “ICBM은 핵탄두를 운반하는 데 사용되지만 재래식 탄두 장착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아스트라한에서 사거리가 5800㎞인 ICBM ‘RS-26 루베즈’의 발사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제 미사일로 자국 영토를 연이어 타격하자 ICBM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보유국의 군사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최근 핵 교리를 개정했다. ICBM 발사는 실제로 핵 보복을 가할 수 있다는 위협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공군 관계자는 “러시아가 발사한 ICBM에 핵탄두가 탑재되지 않은 사실은 분명하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ICBM이 아닐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서방 당국자는 “이번 공격에 사용된 미사일이 ICBM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ABC방송에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주제에 관해 말할 수 있는 건 없다”며 ICBM 발사 여부 확인을 거부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러시아 쿠르스크주 마리노 마을에 스톰섀도 12발을 발사했다. 우크라이나 매체는 스톰섀도가 지하 지휘시설을 타격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군 장성을 포함한 고위 장교가 이곳에 있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스톰섀도 2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스톰섀도는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순항미사일로 지하 벙커나 탄약고를 정밀 타격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내 목표물을 공격하도록 허용하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스톰섀도의 사용 제한을 해제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