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다른 나라 정상들과 앉은 채 악수를 하는 등 미숙한 외교 매너를 보여 일본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 총리관저 홈페이지에는 지난 15~16일 페루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시바 총리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사진) 등과 앉은 채 악수하는 사진이 올라와 있다. 상대는 모두 서 있는 상태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21일 요미우리신문에 “원래는 새 총리가 직접 돌아다니며 인사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시바 총리는 16일 APEC 정상회의 마무리 단체사진 촬영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일본계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길이 막혀 촬영 시간을 놓친 것이다. 주미대사를 지낸 스기야마 신스케 와세다대 특임교수는 “공식 행사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늦어서는 안 됐다”고 지적했다.
APEC 기간 열린 중·일 정상회담 때 이시바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손으로 악수한 것도 문제가 됐다. 외교 의전상 두 정상 모두 오른손으로 악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총리가 선거 때 유권자와 악수하던 버릇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각국 정상이 담소를 나누는 동안 이시바 총리가 의자에 앉아서 스마트폰만 만지는 모습도 소셜미디어에 공유되며 뒷말을 낳았다.
요미우리는 “이시바 총리가 아베 신조 전 총리처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