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관리가 건강관리 트렌드가 되면서 유통·식품업계가 관련 제품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혈당 수치를 시시각각 확인할 수 있는 혈당 패치가 20~3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가 하면,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얼마 전 배우 김수미씨가 얼마 전 ‘고혈당 쇼크’에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혈당 관리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고혈당 쇼크는 고혈당 상태 지속으로 의식을 잃거나 목숨까지 위협받는 상황을 뜻한다.
정관장은 최근 출시한 혈당 집중 케어 브랜드 ‘GLPro(지엘프로)’가 출시 보름 만에 1만 세트 팔렸다고 24일 밝혔다. 정관장 홍삼을 주원료로 한 ‘지엘프로 더블컷’의 20대 구매율은 다른 정관장 제품 20대 구매율의 2배 수준이다. 또 연 매출 1400억원이 넘는 ‘홍삼정 에브리타임’ 출시 초기 판매 수량의 9배로, 여타 제품보다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보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혈당을 높이지 않는 제로칼로리·제로슈가 제품도 대중화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2022년 기준 약 179억2000만달러 수준이었던 전 세계 제로 시장 규모가 2027년까지 연평균 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보조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 이제는 주요 제품군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동아오츠카는 제로 사이다 제품인 ‘나랑드’가 올해 역대 최고 매출인 500억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랑드 사이다는 제로 탄산음료 시장이 성장하기 전부터 무설탕 음료로 일부 마니아층이 형성됐던 제품이다. 전체 탄산음료 시장에서 제로 탄산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달한다. 롯데칠성음료도 올해 제로 탄산음료 품목에서만 전년 대비 약 10% 성장한 3000억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대표 제품인 ‘펩시 제로슈거’의 경우 누적 판매량 18억캔, 전년 대비 15%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유통업계도 적극적으로 혈당 관리 트렌드에 올라탄 모습이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고물가 시대와 저속노화 트렌드에 발맞춰 2900원짜리 도시락 ‘꺾밥’을 선보였다. 자극적인 맛 위주의 편의점 도시락과 달리 두부와 표고버섯, 양파, 호박, 강된장, 곤약 등을 활용한 토핑을 활용했다. 밥은 일반 흰 쌀밥이 아니라 흑미와 현미를 섞어 사용했다.
간식도 무설탕 과자뿐만 아니라 견과나 과일, 구황작물 등 원물을 활용한 간식거리가 인기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고구마말랭이’, ‘고구마칩’ 등 건강 간식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배가량 증가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