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내달 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 시민 불편 이어져

입력 2024-11-22 01:21
전국철도노조 관계자들이 21일 서울역 앞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정부와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다음 달 5일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권현구 기자

안전인력 충원과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18일 준법투쟁(태업)에 들어간 전국철도노조가 다음 달 5일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했다.

철도노조는 21일 서울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다음 달 5일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15~18일 2만1102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해 76.59%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이들은 부족한 안전인력 충원과 노사합의 이행, 정부 기준에 따른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18일 첫 열차부터 준법투쟁에 들어갔다.

노조는 기본급 2.5% 인상, 노사 합의에 따른 타 공공기관과 동일한 기준의 성과급 지급, 외주화·인력감축 중단, 안전인력 충원, 4조 2교대 승인, 운전실 감시카메라 시행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명호 철도노조 위원장은 “철도노조는 마지막까지 문제해결과 원만한 타결을 위해 대화와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다시 한번 정부와 철도공사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회견을 시작으로 25~28일 전국 주요 역 앞 광장 등에서 지구별 야간 총회를 하고, 26일에는 공공운수노조 공동파업·공동투쟁 기자회견도 열겠다고 밝혔다.

철도노조 준법투쟁 4일째인 이날 수도권 전동열차 일부가 지연 운행되면서 시민 불편이 계속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첫차부터 오전 9시까지 운행한 수도권 전동열차 470대 중 20분 이상 지연된 열차가 14대로 집계됐다. 전날 같은 시각 23대가 지연 운행된 것과 비교할 때 다소 줄었다. 이날 열차 지연 운행은 대부분 수도권전철 1호선에서 발생했다. KTX와 일반열차는 정상 운행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번 태업 과정에서 사규와 법령에 위배되는 행위가 발생하는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철도노조에 이어 서울교통공사 노조도 준법투쟁에 나섬에 따라 서울 지역 출근길 혼란이 이어졌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공사 제1노조가 준법투쟁에 돌입한 20일 열차 125대가 20분 이상 지연 운행됐다고 이날 밝혔다. 전체 운행 열차는 3189대로, 정시율(열차가 예정된 시간에 운영되는 비율)은 96.0%를 기록했다. 지연 열차는 철도안전법에 따라 20분 이상 지연된 경우를 기준으로 삼았다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공사 관계자는 “코레일과 공동 운영하는 1·3·4호선은 코레일 열차 지연에 따라 후속 서울교통공사 열차가 5분 이상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 단독 운영 노선인 2호선, 5∼8호선은 5분 이상 지연되는 경우가 없었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인력 확충과 2호선 1인 승무제 도입 철회 등을 요구하며 20일부터 준법투쟁에 나섰다.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음 달 6일 총파업에 나설 방침이다.

전희진 송태화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