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학생총회서 99.9%가 남녀공학 전환 반대

입력 2024-11-20 18:54
동덕여대 학생총회가 열린 20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남녀공학 전환 방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총회에는 재학생 약 1900명이 참석했다. 권현구 기자

동덕여대 학생들이 남녀공학 전환 방안에 자체 투표를 실시한 결과 99.9%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회 측은 이 투표 결과를 학교 측에 전달해 공학 전환 철회를 관철한다는 계획이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20일 서울 성북구 대학 운동장에서 ‘2024 학생총회’를 열었다. 학생총회는 학내 최고 의결기구다. 전체 재학생 6564명 중 10%인 656명 이상이 참석해야 개최가 가능하다. 총회에는 약 1900명의 학생들이 참석했다.

총회는 첫 번째 안건으로 ‘동덕여대 공학 전환’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투표자 1973명 중 찬성 0명, 반대 1971명, 기권 2명으로 부결됐다.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지난 8일 학교가 남녀공학 전환 방안을 논의한 사실을 전해 들은 뒤 대학에 꾸준히 면담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며 “남녀 공학 전환 완전 철회가 될 때까지 시위를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총회가 열리기 1시간 전인 오후 1시쯤부터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운동장에서 대학원 건물까지 150m가량을 길게 둘러 서 있었다. 재학생 김모(22)씨는 “지난해 교통사고로 교내에서 학우가 사망한 사건 때부터 학교는 학생 시위에 침묵으로 일관했다”면서 불만을 터뜨렸다. 원모(22)씨는 “학교는 시위가 학생들 일부 의견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수많은 학생이 공학 전환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날 총회에선 총장 직선제 찬반 투표도 진행됐다. 동덕여대는 현재 총장을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임명제로 선출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금도 학교의 대표인 총장은 연락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구성원의 의견을 듣지 않는 건 선출 과정부터 학생의 목소리가 배제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총장 직선제엔 1933명 중 기권 1표를 제외한 전원(1932명)이 찬성했다.

총학은 두 안건에 대한 개표 결과를 21일 오전 11시 교무처장과의 면담에서 전달할 예정이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총회 결과를 추후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동덕여대 교수 236명은 학생들의 교내 점거 농성을 규탄하는 호소문을 내고 학교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불법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고, 학내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는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동덕여대는 학생들 점거로 미술대학을 제외한 대부분 학과 수업이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