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김은희 작가, 영등포署 깜짝 방문

입력 2024-11-21 03:13
김은희 작가가 20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현직 경찰관들과 대화를 나누는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김 작가는 드라마 ‘시그널’을 준비하면서 강상문 영등포경찰서장과 인연을 맺게 됐다고 소개했다. 영등포서 제공

“누군가는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지나가면 불안하다고 느낀다는데 저는 ‘지금 내가 안전하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편이에요.”

경찰 수사를 다룬 드라마 ‘시그널’의 각본을 쓴 김은희 작가가 20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찾았다. 영등포서는 이날 ‘경찰을 그린 작가, 경찰이 사랑한 작가’라는 주제로 김 작가를 초청해 경찰관들과 대화를 나누는 행사를 진행했다.

김 작가는 “경찰은 급한 일이 생기면 언제나 달려와 준다. 그 노고를 항상 응원하고 감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10여년 전 ‘시그널’을 준비하며 서울경찰청에 자문을 요청한 계기로 강상문 영등포서장과 인연을 맺게 됐다고 했다.

김 작가는 “시그널 준비를 할 때 프로파일러 업무에 대한 조사가 필요했다. 경찰에 부탁했더니 당시 서울청 광역수사대 계장이었던 강 서장을 소개했다”며 “그 이후 죽거나 죽이는 사람이 대부분인 제 작품에 서장님 이름도 빌려다 쓰며 인연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극중 과거와 현재의 경찰을 이어주는 소재로 무전기를 쓰게 된 데 대해 “어릴 적부터 경찰이 가지고 다니는 무전기가 멋있어 보였다. 또 경찰만의 상징 같다는 일종의 로망이 반영된 것 같다”고 했다. 내년 방영을 목표로 현재 ‘시그널2’를 집필 중이다.

‘시그널’에서 다룬 사건을 실제 수사한 경찰도 행사에 참여했다. 드라마에 나왔던 홍원동 연쇄 살인 사건은 2005년 벌어진 ‘신정동 살인 사건’을 참고해 각색한 것이다. 이 사건은 2006년 발생한 ‘영등포 노들길 살인사건’과 서로 비슷한 부분이 많은데 두 사건 모두 미제 상태다.

이치수 영등포서 형사2과 강력계장은 “과거 서울경찰청과 영등포서에 근무할 당시 두 사건 수사에 참여했다”며 “시그널의 결말처럼 현실에서도 꼭 범인이 검거돼 피해자와 제 한이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드라마 ‘킹덤’ 등으로 이름을 알린 김 작가는 차기작과 관련해 “교통사고전담반이나 사이버수사대 업무에 관심이 많다”며 “다만 점점 수사 분야가 전문화 및 세분화하는 것 같아 공부해야 할 내용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