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가 3개월 연속 내렸다. 유가와 환율이 올랐음에도 배추 시금치 등 농산물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전체 지수가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10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지난 9월 119.16보다 0.1% 하락한 119.02로 집계됐다고 20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0%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 8월부터 석 달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재·자본재뿐 아니라 기업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원재료·중간재 등까지 측정한 물가지수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물가지수 하락은 지난여름 이상 고온과 가뭄 탓에 폭등한 농산물 가격이 안정된 영향이 컸다. 농림수산품 물가는 전월 대비 8.7% 낮아졌다. 수산물은 2.4% 올랐지만 농산물(-10.5%) 축산물(-9.1%)이 큰 하락 폭을 보였다. 특히 배추는 공급량이 확대되면서 한 달 만에 가격이 46.1%나 떨어졌고 시금치도 62.1% 내렸다. 돼지고기(-16.7%) 닭고기(-7.8%) 등 주요 축산물도 도축량 증가로 값이 싸졌다.
반면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공산품 물가는 전월보다 0.2% 높아졌다. 석탄 및 석유제품이 2.0% 오르고 음식료품도 0.4% 상승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 중에선 나프타(6.5%) 경유(2.9%)가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음식료품의 경우 혼합소스가 9.1%, 김치가 5.4% 올랐다. 다만 전년과 비교했을 때 공산품 물가는 0.3% 낮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산업용전력(2.7%) 증기(2.3%) 등이 올라 전월보다 0.8% 높아졌다. 서비스업 역시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0.5%)와 부동산서비스(0.2%) 등의 영향으로 0.2% 상승했다.
수입품까지 포함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지난 9월보다 0.1% 높아졌다. 원재료는 2.0% 하락했지만 중간재와 최종재가 각각 0.4%, 0.1% 올랐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총산출물가지수는 0.2% 상승했다. 농림수산품이 8.4% 내렸지만 공산품이 0.6% 올랐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