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을 보시며 그 마음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섬기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나 참된 예배는 마음뿐만 아니라 우리의 몸을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는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선교 역시 몸의 헌신을 통해 이뤄집니다. 마음과 몸이 하나가 돼야만 신앙의 진정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한 교회의 성도가 주일마다 골프장으로 향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목사님이 그에게 신앙생활을 바로 하길 권면했습니다. 그러자 그 성도는 답했습니다. “목사님, 저도 고민 끝에 결정한 것입니다. 솔직히 주일에 교회에 나오면 몸은 여기 있지만 마음은 골프장에 있습니다. 그런데 골프장에 가면 몸은 거기 있지만 마음은 교회에 있습니다. 그래서 몸보다는 마음이 낫겠다 싶어 골프장에 갑니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나태한 신앙을 합리화하는 데는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의 마음과 몸은 따로가 아니라 함께여야 합니다. 신앙은 이론이 아니라 삶으로 실천돼야 합니다.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도해야겠다는 마음이 중요하지만 기도의 자리에 몸이 나와야 합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제자들이 잠들었을 때 예수님은 “마음은 원하지만 육신이 약하도다”라고 탄식하셨습니다. 마음만 있고 몸이 따르지 않으면 능력이 없습니다. 결국 제자들은 예수님을 부인하고 떠났습니다. 이처럼 마음의 열정이 몸의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신앙은 허상이 되고 맙니다.
말씀의 훈련도 그렇습니다. 훈련을 받아야겠다는 마음이 중요하지만 몸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산상수훈에 따르면 반석 위에 집을 지은 사람은 말씀을 듣고 행하는 사람입니다. 아브라함은 본토 친척 아버지의 집을 실제로 떠났고 이삭을 모리아산에서 번제로 드리려 했습니다. 그때 하나님은 모든 것을 예비하시는 여호와 이레로 나타나셨습니다. 믿음의 조상들은 마음과 몸이 하나 돼 하나님께 순종했습니다.
선교도 마음뿐 아니라 몸의 헌신이 필요합니다. 바울은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몸으로 선교 여행을 떠났고 수많은 환난을 이겨내며 복음의 열매를 맺었습니다. 우리의 선교적 삶도 그렇습니다. 이국땅으로 떠나 선교 사역을 감당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있는 곳에서 이웃을 손과 발로 돕는 것도 필요합니다. 입을 열어 복음을 전하고 몸으로 수고해 얻은 재정으로 누군가를 돕는 것 역시 선교적 삶의 한 모습입니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하늘에서 상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마음의 헌신도 소중하고 중요합니다. 하지만 마음만 있고 몸이 따르지 않으면 신앙의 열매를 거둘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마음과 목숨, 즉 우리의 몸을 다해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감정이나 의지가 아니라 삶 전체를 드리는 헌신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마음으로만 지신 것이 아니라 몸으로 지셨습니다. 손과 발에 못이 박히시고 옆구리에 창을 찔리시며 보배로운 피를 흘리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도 몸의 부활이었습니다. 우리는 성찬을 통해 주님의 몸을 기념합니다. 우리를 위해 죽기까지 사랑하신 주님께 몸을 드려 헌신하는 것은 당연한 믿음의 모습입니다. 그분의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의 구원도 없었을 것입니다.
2024년도 이제 한 달 남짓 남았습니다. 연말에 송구영신예배를 드릴 때 한 해를 돌아보며 회개할 것도 많겠지만 주님 앞에 드린 몸의 헌신을 감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아직 기회는 남아 있습니다. 회개뿐만 아니라 주님을 향한 귀한 헌신의 축복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남은 시간 동안 마음과 몸을 다해 하나님께 나아간다면 우리의 신앙은 더 깊어지고 풍성해질 것입니다.
새해에는 마음의 결심을 넘어 행동으로 이어지는 신앙생활을 다짐해봅시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매일의 삶 속에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손과 발을 움직이고 입을 열어 사랑과 진리를 전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삶을 통해 영광 받으실 것이며 우리는 그분의 은혜를 더 깊이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새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