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美 동맹국에 손 내밀며 트럼프 2기 대비

입력 2024-11-20 01:16
신화연합뉴스

중국이 다자 외교무대를 활용해 미국의 동맹국들에 손을 내밀고 있다. 대중국 관세 전쟁을 예고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에 대비해 유리한 외교 환경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8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잇달아 회담을 했다. 영국과 호주는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2021년 결성한 3국 군사동맹 오커스(AUKUS) 회원국이다.

신화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스타머 총리에게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고수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야 한다”면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정치적 상호 신뢰를 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도 ‘강력한 영·중 관계’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며 베이징이나 런던에서 정식 회담을 하자고 제안했다. 양국은 홍콩 국가보안법 등으로 관계가 냉각돼 테리사 메이 총리 시절인 2018년 2월 이후 6년8개월여 만에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시 주석은 앨버니지 총리에게도 “양국 관계가 호전돼 긍정적인 발전 동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더 성숙하고 안정적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도 “양국 관계 안정화에 고무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앞서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미국의 동맹인 한국, 일본, 뉴질랜드와 잇달아 정상회담을 하고 우호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글로벌 사우스(신흥국·개도국) 공략에도 한층 더 공을 들였다. 시 주석은 G20 정상회의에서 최빈국들에 대한 ‘일방적 개방’을 확대하고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연합과 함께 첨단 과학기술을 글로벌 사우스에 보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비자 면제, 수입관세 인하 등을 통해 미국의 동맹국과 무역 및 우호 관계를 장려함으로써 트럼프의 관세 인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