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 게이츠 성매수 의혹 확산… 인선 놓고 ‘신·구 실세’ 갈등도

입력 2024-11-20 01:02
차기 미국 법무장관으로 지명된 맷 게이츠 부부가 지난 1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 내정자와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법무장관으로 지명한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의 성매수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의회 조사에서 여성 2명이 전자결제 입금 내역을 성매매 증거로 인정했고, 그중 1명은 게이츠와 다른 미성년자의 성관계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게이츠를 추천한 트럼프의 최측근 보리스 엡스타인과 ‘신흥 실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내각 인선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며 정권 인수팀 내부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게이츠의 성매수 의혹과 관련해 연방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은 여성 2명의 법률대리인인 조엘 래퍼드 변호사는 18일(현지시간) CNN·ABC·CBS방송에 출연해 “내 의뢰인들이 조사에서 게이츠와 성관계를 맺었고 그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래퍼드에 따르면 여성 2명은 하원 조사에서 “2017년 여름부터 2019년 초까지 게이츠와 성관계를 맺었고, 그 대가를 페이팔(전자결제 시스템)과 벤모(간편결제 앱)를 통해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중 1명은 2017년 7월 플로리다주의 한 주택에서 열린 파티를 떠올리며 “수영장 쪽으로 걸어가면서 오른쪽을 보니 당시 17세이던 내 친구가 게이츠와 성관계를 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다만 이 여성은 “게이츠는 당시 내 친구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몰랐고, 알게 된 뒤부터는 만 18세가 될 때까지 관계를 지속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현재 20대인 이 여성도 미성년자 시절 게이츠와의 성관계 사실을 하원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래퍼드는 “내 의뢰인들은 뉴욕과 바하마 등지에서 ‘수많은 사건’이 있었다고 했다. 그 사건은 2017년 7월부터 2019년 1월 초까지 10차례 이상 발생했다고 한다”고 CNN에 말했다.

게이츠에 대한 하원 윤리위 조사는 법무부와 함께 진행됐으며 지난해 기소 없이 종결됐다. 이와 관련해 래퍼드는 지난 15일 하원 윤리위에 조사보고서 공개를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참모인 보리스 엡스타인(오른쪽)과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 내정자. AFP연합뉴스

게이츠의 도덕성 논란으로 직격탄을 맞은 트럼프의 정권 인수팀은 ‘신·구 실세’ 간 신경전으로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엡스타인이 게이츠를 천거한 것 등을 놓고 머스크와 엡스타인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다. 악시오스는 “둘의 갈등은 지난 13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다른 손님들과의 만찬 도중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엡스타인은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캠프 선임보좌관을 지냈고, 올해 대선 레이스에선 트럼프의 형사사건 대응 전략을 짠 핵심 참모다. 머스크는 엡스타인이 추천한 인사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내부 정보가 언론에 유출된 책임을 물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엡스타인은 이에 대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발끈했다고 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