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가정보국(DNI) 국장으로 지명된 털시 개버드(사진) 전 하원의원이 우크라이나 전쟁 책임을 미국과 서방에 돌리는 등 노골적인 친러시아 행보를 보여 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개버드 전 의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2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을 때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의 안보 우려를 무시해 전쟁이 발발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 등 적국의 주장에 동조해온 개버드에 대해 DNI와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 부처 고위 당국자들은 차기 정보 수장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한다”고 보도했다. 개버드는 2022년 9월 발생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건에도 미국의 책임이 있고, 미국이 비밀리에 우크라이나와 공모해 생화학전을 꾸미고 있다고 발언했다. 2017년 시리아를 방문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선 미국이 현지 테러리스트를 지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NYT는 “개버드가 18개 미국 정보기관을 감독하는 자리에 오르면 누구보다 푸틴이 가장 좋아할 것”이라며 “러시아 매체들은 벌써부터 엄청난 사랑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매체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개버드를 극찬하는 기사에서 “CIA와 연방수사국(FBI)이 떨고 있다”고 전했고, 러시아 국영 TV는 개버드를 “트럼프 새 내각에서 러시아의 동지(comrade)”라고 표현했다.
민주당 소속이던 개버드는 2022년 탈당한 뒤 올해 공화당에 입당, 트럼프 대선 승리에 일조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