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고환율 리스크 대응 강화”

입력 2024-11-20 01:44

미국 대선 이후 환율이 1400원선에서 고착화될 조짐을 보이자 국내 은행들이 외화자산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나섰다. 환율 상승이 은행 자본비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환율 상황 및 자본적정성을 매일 모니터링 하며 유관부서들과 자본관리 강화에 나섰다. NH농협은행도 최근 외화자산 유출입 모니터링을 강화했고, 하나은행은 환율 리스크 관리 프로그램을 가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 유출과 함께 은행 건전성 점검 핵심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한다. BIS 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눠 산출하는데 비율이 높을수록 건전성이 좋다는 뜻이다. 환율이 올라가면 은행들이 가진 외화 대출의 원화 환산액이 커지면서 그만큼 위험 자산이 증가하게 되고 BIS 비율은 낮아진다. 앞서 한국은행은 환율이 1400원 중반까지 급등했던 2022년 3분기에 환율이 100원 오르면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0.32% 포인트 떨어진다는 분석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은행권은 최근 환율 상승으로 위험가중자산 증가는 있지만, 크게 걱정하진 않아도 될 정도로 보고 있다. 다만 지금 같은 강달러 계속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상의 금융산업위원회 제41차 전체회의에서 “만약 지금의 환율이 12월까지 가면 각 금융사들 BIS 비율에 굉장히 부담이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은행권 외화유동성 상황 점검 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 환율 상승에 따른 은행별 외화 대응 계획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