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권 2기’를 앞두고 미국에서 기독교 가치를 표방한 정책의 회귀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공립학교에서 성경을 가르치기 위해 성경을 구매하는가 하면 군부대내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성전환자) 척결도 예고되고 있다. 현 바이든 정부와 구별되는 행보다.
19일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이블 벨트’를 대표하는 오클라호마주는 주 내에 있는 모든 공립학교 교실에 성경을 배포할 계획을 밝혔다. 지난 6월 라이언 월터스 오클라호마주 교육감이 주 정부 교육부 이사회에서 ‘주내 모든 공립학교 교실에 성경을 비치하고 학생들에게 성경을 가르친다’는 내용의 행정 명령을 발표한 지 5개월여 만에 성경 배포가 본격화된 것이다.
학생들이 사용하게 될 성경은 총 5만5000권으로, 미국 독립선언서와 미국 헌법 및 권리장전 문서가 포함됐다. 월터스 교육감은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오클라호마주 학생들이 미국 역사를 완전히 이해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며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우리 주의 모든 공립학교 교실에 성경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피트 헤그세스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초대 국방장관에 발탁되면서 미군 내 동성애와 트랜스젠더 등에 대한 정책 변화도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헤그세스는 미군이 ‘DEI 정책’과 ‘워크(woke)’에 몰두하면서 전투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해왔다. DEI는 다양성(Diversity)·형평(Equity)·포용(Inclusion)의 앞글자를 딴 용어로 성별과 성적지향·인종·종교·나이 등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자는 사상이자 정책이다. 워크는 ‘진보적 가치와 정체성을 강요하는 행위’라는 비판적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군은 DEI 정책을 내세워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 등을 옹호하고 이들의 권리를 증진하는 여러 제도를 도입했다.
한국군도 동성애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군부대가 성범죄와 동성 간 성관계로 성병 감염 등 동성애의 온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군대 내 에이즈 감염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국군의무사령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 8월까지 최근 5년간 군의 코로나19(44만 862명)를 제외한 법정감염병 감염자 1081명 가운데 66명(6.1%)이 에이즈(후천면역결핍증), 64명(5.9%)이 매독에 각각 감염됐다. 익명을 요청한 한 군종장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소수이긴 하지만 동성애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장병들이 있다”며 “최근 들어 장병을 대상으로 한 동성애 예방 사역의 필요성을 느낀다. 군이라는 폐쇄적인 조직의 특성상 동성애가 만연하게 되면 조직 기강이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아영 유경진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