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학교서 성경 구매·‘군 동성애’ 척결 예고… 트럼프 2기 정책, 기독교로 회귀 예고

입력 2024-11-20 03:02
미국 오클라호마주 라이언 월터스 교육감이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성경을 들고 연설하고 있다. 월터스 교육감 엑스(옛 트위터) 캡처

‘트럼프 집권 2기’를 앞두고 미국에서 기독교 가치를 표방한 정책의 회귀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공립학교에서 성경을 가르치기 위해 성경을 구매하는가 하면 군부대내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성전환자) 척결도 예고되고 있다. 현 바이든 정부와 구별되는 행보다.

19일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이블 벨트’를 대표하는 오클라호마주는 주 내에 있는 모든 공립학교 교실에 성경을 배포할 계획을 밝혔다. 지난 6월 라이언 월터스 오클라호마주 교육감이 주 정부 교육부 이사회에서 ‘주내 모든 공립학교 교실에 성경을 비치하고 학생들에게 성경을 가르친다’는 내용의 행정 명령을 발표한 지 5개월여 만에 성경 배포가 본격화된 것이다.

학생들이 사용하게 될 성경은 총 5만5000권으로, 미국 독립선언서와 미국 헌법 및 권리장전 문서가 포함됐다. 월터스 교육감은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오클라호마주 학생들이 미국 역사를 완전히 이해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며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우리 주의 모든 공립학교 교실에 성경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피트 헤그세스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초대 국방장관에 발탁되면서 미군 내 동성애와 트랜스젠더 등에 대한 정책 변화도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헤그세스는 미군이 ‘DEI 정책’과 ‘워크(woke)’에 몰두하면서 전투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해왔다. DEI는 다양성(Diversity)·형평(Equity)·포용(Inclusion)의 앞글자를 딴 용어로 성별과 성적지향·인종·종교·나이 등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자는 사상이자 정책이다. 워크는 ‘진보적 가치와 정체성을 강요하는 행위’라는 비판적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군은 DEI 정책을 내세워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 등을 옹호하고 이들의 권리를 증진하는 여러 제도를 도입했다.

한국군도 동성애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군부대가 성범죄와 동성 간 성관계로 성병 감염 등 동성애의 온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군대 내 에이즈 감염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국군의무사령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 8월까지 최근 5년간 군의 코로나19(44만 862명)를 제외한 법정감염병 감염자 1081명 가운데 66명(6.1%)이 에이즈(후천면역결핍증), 64명(5.9%)이 매독에 각각 감염됐다. 익명을 요청한 한 군종장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소수이긴 하지만 동성애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장병들이 있다”며 “최근 들어 장병을 대상으로 한 동성애 예방 사역의 필요성을 느낀다. 군이라는 폐쇄적인 조직의 특성상 동성애가 만연하게 되면 조직 기강이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아영 유경진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