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변화없다면 지속 투쟁” 의협 비대위 출범 첫날 공세

입력 2024-11-19 01:17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비대위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운영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정부의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비대위는 투쟁하는 길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한형 기자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이 대거 합류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의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지속해서 저항하고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는 18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비대위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구성과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위원장을 포함해 15명으로 구성된 비대위에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을 포함해 대전협과 의대생 단체에서 각각 추천한 위원 3명이 포함됐다. 의협은 박단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박 비대위원장은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 의견을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구성안을 제안했고, 운영위원회에서 19명 가운데 18명이 찬성하는 등 압도적 숫자로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전공의·의대생 외에 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이 자문위원으로 비대위에 합류했다. 안 원장은 교육부가 인증받지 못한 의대에 보완 기간을 주는 특례를 부여하는 방식의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내놓자 “자율성 침해”라며 반발한 바 있다.

앞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공의에게 사과한 이후 의료계에서 책임자 문책과 사과 요구는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사과’와 ‘문책’을 다시 꺼내드는 등 정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박 비대위원장은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등 행정명령으로 전공의 기본권을 침해한 관계자를 찾아 책임을 물어 달라”며 “정부의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비대위는 투쟁하는 길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의협과 복지부의 협의체인 ‘의료현안협의체’에 자신이 참여했던 점을 언급하며 “협의체에서는 의대 정원 증원 규모는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에게 ‘의협과 협의했다’며 사실과 다른 보고를 한 관계자를 찾아 책임을 물어 달라”고 했다.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박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서는 전공의와 의대생 의견을 구해야 한다”면서도 “협의체가 진행되는 상황을 볼 때 과연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굉장히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의료계에서는 여전히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를 주장한다. 당장 2025학년도 증원이 확정된 인원의 입학을 막긴 어렵지 않느냐는 지적에 박 비대위원장은 “이 사태를 만든 정부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유나 이정헌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