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에서 시즌 초반부터 양강 체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여자부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이 앞서가고 있고, 남자부에선 개막 전 우승 후보로 꼽혔던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이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다.
18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2024-2025시즌 V리그 순위표 상단에는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이 승점 17점,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이 승점 20점으로 각각 동률을 이루고 있다. 아직 7~8경기만 치른 상태지만 남녀부 모두 양강 구도가 선명하다.
가장 분위기가 좋은 팀은 개막 후 무패를 기록 중인 흥국생명이다. 컵대회까지만 해도 경기력이 불안했지만, 외국인 선수 투트쿠와 아시아쿼터 선수 피치가 팀에 빠르게 녹아들며 김연경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대항마는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이다. 흥국생명과 홈 개막전에서 패했던 현대건설은 이후 단단한 조직력을 무기로 7연승을 질주했다. 특히 이다현은 ‘커리어 하이’를 찍을 기세다. 현재 블로킹 1위(1.03)로 직전 경기에선 한 세트 최다 블로킹(7개) 신기록을 세웠다.
뎁스가 두터운 팀이 앞서가는 양상은 남자부도 비슷하다. 현대캐피탈은 주포 레오를 비롯해 허수봉, 전광인, 덩 신펑 등 정상급 공격수를 앞세워 선두로 올라섰다. 대한항공도 최근 막심의 합류로 힘을 얻어 잃었던 승점을 다시 쌓고 있다.
반면 하위권 팀은 반등이 요원해 보인다. 남자부에선 OK저축은행이 수비, 디그 1위에 리그 내 최소 범실을 기록 중임에도 공격수들의 화력이 받쳐주지 않아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는 중위권을 유지했지만 이번엔 개막 후 1승에 그치며 최하위(승점 4·1승6패)로 처졌다.
여자부에선 페퍼저축은행이 개막전 1승 후 7연패 늪에 빠졌다. 에이스 박정아의 공격성공률이 갈수록 줄고 있는 데다 새 외국인 선수 테일러도 시원찮다. 아직 6위(승점 4·1승7패)를 유지하고 있으나 한 경기씩 덜 치른 5위 한국도로공사, 7위 GS칼텍스와 승점 동률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누리 기자